감독도 뛰어든 다저스 벤치클리어링…류현진 왜 빠졌나
벤치클리어링 불문율에도 다음경기 선발투수 예외
류현진, 13일 애리조나전 선발 등판
‘더그아웃엔 분명 있었는데..’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은 그라운드 어디에도 없었다.
LA 다저스는 12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3 MLB' 애리조나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빈볼과 난투극, 감독까지 가세한 벤치 클리어링으로 점철된 이날 경기에서 다저스는 여느 승리와도 바꿀 수 없는 역전승(5-3)을 거뒀다.
벤치 클리어링의 발단은 역시 사구였다. 6회말 0-2로 뒤진 다저스 공격.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와 단숨에 4번 타자 자리를 꿰찬 ‘쿠바 괴물’ 야시엘 푸이그가 타석에 들어섰다.
불행하게도 애리조나 에이스 이안 케네디의 4구째 92마일(시속 약 148km) 직구가 푸이그 안면에 꽂혔다. 쓰러져 코를 만지며 고통을 호소하던 푸이그는 트레이너와 의견을 나눈 뒤 털고 일어나 1루로 걸어 나갔다. 후속타자 안드레 이디어가 홈런을 터뜨려 다저스는 2-2 균형을 이뤘다. 푸이그의 투혼과 짜릿한 동점 홈런이 다저스 팬들의 가슴을 적신 6회말이었다.
하지만 7회초 다저스 선발 잭 그레인키는 선두타자로 나선 애리조나 포수 미겔 몬테로의 등을 맞혔다. 보복성 짙은 사구였다. 몬테로가 그레인키를 향해 걸어가자 양팀 선수들이 벤치에서 뛰어나와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치만 했을 뿐, 겉으로 드러난 이렇다 할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부글부글 끓는 속에서 앙금은 더 깊어가고 있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 그레인키가 타석에 들어섰다. 케네디는 92마일 직구를 그레인키 머리 쪽으로 던졌고, 날아간 공은 그레인키 왼쪽 어깨에 맞았다. 주심은 케네디에게 곧바로 퇴장 명령을 내렸다. 누가 봐도 상대 투수를 겨냥한 명백한 빈볼이었다.
하지만 더는 흥분을 참지 못한 양 팀 선수들이 다시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이번에는 벤치 클리어링을 넘어 난투극으로까지 번졌다. 돈 매팅리 감독까지 격분해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마크 맥과이어 타격코치, 애리조나 커크 깁슨 감독까지 선수단과 엉켰다.
그러나 중계 카메라에서 류현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유가 있다. 예외가 있기 때문이다.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하면 모든 선수가 뛰어나와야 하지만 부상 선수와 다음경기 선발투수는 예외다. 따라서 13일 애리조나전 등판을 앞두고 있는 류현진은 그래서 벤치 클리어링 때 그라운드로 뛰어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벤치 클리어링으로 인한 부상 혹은 투구 리듬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되기 때문에 다음경기 선발투수는 불문율에서도 예외가 된다.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벌이는 ‘다승 1위’ 패트릭 코빈의 얼굴도 당연히 볼 수 없었다. 류현진은 4월12일, 그레인키가 샌디에이고 타자 쿠엔틴에게 사구를 던져 촉발된 격렬했던 벤치 클리어링 당시에는 그라운드에 올라와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두 번이나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난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다저스는 8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팀 페더러비치가 3타점 2루타를 때려 5-3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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