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쇼 탄성’ 손연재, 선순환 이끄는 요정 언니
시즌 중 갈라쇼 부담 딛고 리듬체조 대중화 선도
어린 선수들에게 소중한 경험 선사..감당할 몫
아시아선수권 3관왕에 빛나는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 손연재(19·연세대)와 세계 정상급 리듬체조 스타들이 함께한 리듬체조 갈라쇼 ‘LG휘센 리드믹올스타즈 2013’이 16일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번 갈라쇼는 손연재가 명실상부한 아시아리듬체조 여왕으로 등극한 직후 펼쳐진 것으로 그 동안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 대한 보답의 의미도 담긴 무대였다. 또한, 세계 정상의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경쟁자이자 동료인 세계 리듬체조 스타 선수들과 멋진 무대를 선보이면서 어느덧 세계 리듬체조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성장한 자신의 위상을 드러내는 자리이기도 했다.
갈라쇼 현장을 찾은 관중들이나 TV를 통해 갈라쇼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손연재를 비롯해 멜리티니 스타니우타(벨라루스),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등 현재 세계 리듬체조계에서 가장 ‘핫’한 선수들과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리보우 차카시나(벨라루스), 개성 있는 연기로 많은 국내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알리나 막시멘코(우크라이나) 등 리듬체조 요정들이 펼치는 수준 높은 연기에 흠뻑 빠졌다.
갈라쇼라는 이벤트 성격에 맞게 이번 갈라쇼에서는 선수들이 국제대회를 통해 펼치는 정규 종목 연기와 함께 평소 경기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의상에 색다른 음악에 맞춘 안무로 개개인의 개성과 매력을 한껏 뽐냈다. 블랙과 화이트가 조화된 의상을 입고 우아한 프랑스 여인으로 변신, 챙이 넓은 모자를 수구 삼아 다채로운 리듬체조 동작과 아름다운 안무를 조화시킨 스타니우타의 갈라 프로그램이나 루틴 프로그램보다 훌륭하게까지 느껴지는 막시멘코의 ‘명불허전’ 갈라 프로그램도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발레곡 ‘돈키호테’에 맞춰 귀여운 디자인의 붉은 드레스를 입고 붉은 장미를 수구 삼아 펼친 손연재의 갈라 연기 역시 국내 팬들에게는 기분 좋은 ‘첫 경험’이었다. 특히, 손연재와 스타니우타, 차카시나, 막시멘코 등 이번 갈라쇼 주요 출연진과 ‘댄싱 위드 더 스타’ 시리즈를 통해 잘 알려진 김강산 등 국내 정상급 스포츠댄스 선수들이 함께 펼친 스포츠댄스 콜라보레이션은 짧은 연습기간을 딛고 관중들에게 최고의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 밖에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러시아와 이탈리아 단체팀 연기는 리듬체조 단체종목이 가진 매력을 어필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번 갈라쇼는 아직은 리듬체조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국내 대중들에게 리듬체조가 친근한 스포츠로 다가갈 수 있는 여러 볼거리를 제공, 리듬체조 대중화에 좋은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제2의 손연재’를 꿈꾸는 이른바 ‘손연재 키즈’ 세대로 통하는 국내 리듬체조 유망주들에게 이번 리듬체조 갈라쇼는 손연재를 비롯한 세계적인 리듬체조 선수들과 한 무대에서 호흡하고, 그들의 기량을 지근거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번 갈라쇼에는 세종 초등학교, 서이 초등학교 등 서울시내 2개 초등학교에서 미래의 리듬체조 스타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이 출연했다. 갈라쇼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 밖에서 만난 어린이 선수들 한 명 한 명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한 무대에서 공연을 펼쳤다는 꿈 같은 경험에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이 초등학교 5학년 재학 중인 리듬체조 경력 3년의 어린 선수는 “흥미진진하고 좋았다”며 “(세계적인 선수들의 기량을) 많이 보고 배울 수 있어서 앞으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중한 경험을 얻은 소감을 밝혔다. 리듬체조를 시작한 지 1년 정도 됐다고 밝힌 세종 초등학교 4학년 한 선수는 “언니들 연기를 직접 볼 수 있어 신기했다”며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이번 갈라쇼를 앞두고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창 시즌 일정이 진행 중이고, 한 달 간격으로 아시아선수권, 하계 유니버시아드, 세계선수권 등 중요한 국제대회를 펼쳐야 하는 손연재를 갈라쇼 무대에 세우는 것이 자칫 집중력을 해치고 체력적으로도 혹사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분명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한 시즌을 온전히 각종 국내외 대회에 집중하면서 프로그램과 연기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체력과 정신적인 준비에 매달려도 부족한 상황에서 갈라쇼와 같은 이벤트를 위해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을 만들고 다른 출연진과 단체 군무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은 분명 부담이 따르는 일이다. 이에 대해 손연재는 갈라쇼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경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기 때문에 오히려 경기력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시즌 중 열리는 갈라쇼가 부담이 됐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부담에도 리듬체조 갈라쇼를 통해 국내 리듬체조의 저변이 확대되고 ‘손연재 언니 같은 리듬체조 선수’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의 선수층이 넓고 두꺼워지는 효과를 떠올릴 때, 손연재에게 시즌 중 치르는 갈라쇼는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으로서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할 부담이라 할 만하다. 손연재 역시 이 같은 부담에도 관중들에게 새로운 연기를 펼쳐 보인데 대해 큰 만족을 표하면서 “외국의 선수들도 세계적으로 한국에만 존재하다시피 한 이 같은 형태의 갈라쇼에 대해 처음엔 낯설어 했지만 한국 관중들의 열띤 반응에 놀란다. 한국을 찾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많다”고 전했다.
리듬체조 갈라쇼가 국내 리듬체조 저변확대를 위해 유익한 이벤트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세계 각국의 리듬체조 선수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사하고 있는 셈이다. 손연재의 리듬체조 갈라쇼가 리듬체조 선수로서 손연재의 성장은 물론 한국 리듬체조 발전과 세계화를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끄는 하나의 구심점으로 정착 중임을 세 번째 갈라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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