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권주자들, 지방선거 출마 서로 권하며 가시 돋힌 설전
홍준표, 신상진에게 "경기도지사 생각해 봐라"
신, 홍에게 "서울시장 나가시라"…원유철 "그럼 내가 당 대표!"
40여분 정전 해프닝... 이인제 “당의 어려운 사정 같다”
자유한국당 차기 당권주자들은 21일 광주에서도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이날 광주 지산동 호텔무등파크에서 열린 ‘호남권 비전토크콘서트’에서 홍준표·신상진·원유철 당대표 후보들은 서로에게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권하며 당권을 향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홍 후보가 먼저 신 후보를 향해 “(당 대표 말고) 내년 경기도지사에 나가볼 생각 없냐”고 도발하자 “새 인물로 부적합한 홍 후보께서 이번엔 후배에게 양보하고 내년 서울시장으로 나가시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홍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보면서 신 후보가 당을 끌고 갈 역량이 있다고 판단되면 제가 사퇴하고 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당을 재건할 적임자는 홍준표뿐’이라는 반어적 의미가 담겨 있다.
이에 원 후보도 가세해 “홍 후보는 서울시장 나가시고, 신 후보는 경기도지사 출마하시라”며 “그러면 결국 당 대표는 원유철”이라며 어부지리를 노렸다.
'탄핵 책임론'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원 후보는 홍 후보를 겨냥해 “어제 초·재선 초청 토론회에서 탄핵 때 촌에 있어서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식의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셨다”고 공격했다.
이에 홍 후보는 “원 의원은 공천 받을 땐 ‘새 친박’이라더니 탄핵 때는 앞장서 반대하거나 언론에 나온 걸 본 적이 없다”며 “(탄핵 찬성 쪽에) 한마디 안하고 끌려 다니던데 촌에 있던 사람한테 뭘 요구하냐”고 맞받았다.
홍 후보가 그간 페이스북 등을 통해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더니 박근혜가 감옥 가고 난 뒤엔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해보려고 설친다"며 '친박계'를 비난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행사 도중에 광주 지산동 일대에 정전이 발생, 40여분 간 ‘암중(暗中) 정견발표’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사태 수습을 위해 어둠 속 단상에 오른 이인제 선거관리위원장은 “마치 한국당의 어려운 사정과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고 나름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침착하게 잘 극복하자”고 독려하는 와중에 전기가 들어와 호남 당원들의 환호 속에 행사가 정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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