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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위엄' 약물로 삭제된 게이틀린 최고기록


입력 2017.08.07 00:09 수정 2017.08.08 08:27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2006년 테스토스테론 복용하고도 9초77..현재 삭제

약물과 먼 볼트, 2009년 9초58로 여전히 최고기록

우사인 볼트에 앞선 게이틀린. IB SPORTS 캡처 우사인 볼트에 앞선 게이틀린. IB SPORTS 캡처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에 밀려 ‘2인자’ 설움을 겪었던 저스틴 게이틀린(35·미국)이 야유 속에 세계 정상으로 올라섰다. 무려 12년 만이다.

게이틀린은 6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92를 기록, 콜먼(9초94)과 볼트(9초95)를 추월해 1위를 차지했다.

볼트는 경기 직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했다. 게이틀린은 훌륭한 경쟁자”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스타팅 블록에 대해서도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하며 은퇴 번복 가능성을 일축했다.

게이틀린은 우사인 볼트가 세운 세계기록(9초58)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마지막 대결에서 기어코 승리했다. 하지만 관중들의 야유는 끊이지 않았다. 게이틀린의 약물 복용 전과 때문이다.

게이틀린은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2005 헬싱키 세계선수권 남자 100m 우승을 차지한 강자였다. 2006년 5월 카타르 도하 슈퍼그랑프리대회에서는 9초77로 당시 세계 타이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2006년 금지약물 복용이 발각되면서 기록이 삭제됐다. 테스토스테론에 양성 반응을 보여 4년간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도 받았다.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은 육상 단거리, 야구, 격투기 등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내야하는 선수들을 유혹한다.

100m 세계기록이 무효화된 것은 1988 서울올림픽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벤 존슨(캐나다)과 팀 몽고메리(미국)에 이어 세 번째다.

WADA 규약상 두 번째 금지약물 복용은 영구 자격정지 징계를 받게 되지만, 게이틀린이 조사에 협조한 점과 첫 번째 복용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 때문에 모면했다. 게이틀린은 이전에도 금지약물 복용으로 2년간 출전정지를 받았었다.

우사인 볼트. IAFF 캡처 우사인 볼트. IAFF 캡처

그렇게 만든 9초77도 볼트가 2009년 세운 최고기록에는 미치지 못한다. 최정상의 선수가 약물의 힘을 빌려 세운 기록도 9초77이었는데 약물과 거리가 먼 볼트가 세운 기록은 9초58이다. 볼트의 위엄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볼트가 메이저대회 100m에서 금메달을 놓친 것은 부정출발로 실격된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뿐이다. 올림픽 3연패, 세계선수권 3연속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한 볼트다. 이날 3위로 들어온 볼트가 가장 먼저 들어온 게이틀린 보다 더 뜨거운 박수를 받은 이유 중 하나다.

한편, 볼트는 400m 계주에서 동료의 금지약물 적발로 올림픽 3회 연속 3관왕 업적이 무산된 바 있다. 계주 주자 가운데 한 명이라도 도핑이 적발되면 모든 주자들의 메달도 박탈된다. 소식을 접한 볼트는 한숨을 내쉬며 "약물에 물든 스포츠는 더는 스포츠일 수 없다. 육상을 뒤흔드는 약물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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