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중국 늪에 빠진 롯데, 베트남‧인도네시아서 돌파구 모색


입력 2017.10.10 15:29 수정 2017.10.10 15:50        최승근 기자

베트남 카드사 인수…유통과 금융 연계해 시너지 극대화

인도네시아에선 이커머스 사업 진출, 계열사 간 선순환 유발

지난 7월25일 베트남 호치민 롯데레전드 호텔에서 롯데백화점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해외시장개척 구매 상담회를 통해 현지 바이어와 상담하는 모습.ⓒ롯데백화점 지난 7월25일 베트남 호치민 롯데레전드 호텔에서 롯데백화점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해외시장개척 구매 상담회를 통해 현지 바이어와 상담하는 모습.ⓒ롯데백화점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진행 중인 롯데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한류 열풍이 강하고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거점으로 육성해 중국을 대신할 신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는 1998년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베트남 현지에 진출해 현재 백화점, 마트, 호텔, 시네마, 면세점 등 10여개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와 경제중심지인 호치민 두 지역에서는 대규모 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롯데는 하노이시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에 3300억원을 투자해 2020년 ‘롯데몰 하노이’를 선보일 계획이다. 하노이시 서호 인근 7만3000여㎡ 규모 부지에 전체면적 20만여㎡ 규모로 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호치민시가 베트남의 경제허브로 개발 중인 투티엠 지구에는 2021년까지 '에코스마트시티'를 건설할 계획이다. 약 10만여㎡ 규모 부지에 총 사업비 2조원을 투입해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등과 주거시설로 구성된 대규모 단지를 조성한다.

베트남 투티엠 스마트 에코시티 조감도.ⓒ롯데 베트남 투티엠 스마트 에코시티 조감도.ⓒ롯데

이 가운데 지난달 28일에는 롯데카드가 베트남 카드사인 '테크콤 파이낸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테크콤파이낸스는 신용카드, 할부금융, 소비자대출 등 금융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금액은 약 875억원이다. 롯데카드는 1년 내에 현지인 대상 신용카드 발급, 할부금융, 소비자대출 업무 등을 개시할 예정이다.

베트남 현지에서 다양한 유통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롯데는 이번 카드사 인수를 통해 현지에 진출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카드사 인수를 두고 재계에서는 롯데가 베트남에 동남아 지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동남아 본부를 설립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미 주요 유통 계열사들이 대거 진출한 데다 이를 뒷받침할 카드사 인수까지 더해지면서 사실상 중국을 대신할 시장으로 베트남이 낙점됐다는 주장이다.

향후 베트남에 동남아 본부가 설립되면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작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새로 출범한 롯데 지주는 공정거래법 상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롯데카드 등 금융계열사의 정리가 필요하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그룹 지배구조 상 롯데 지주의 상단에 위치한 호텔롯데로의 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향후 신동빈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롯데 지주와 호텔롯데의 합병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베트남에 설립될 동남아 본부나 또는 총괄법인에 매각해 법 상 규제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금융사와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 하고 롯데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베트남은 예전부터 롯데그룹이 중요 시장으로 파악하고 역량을 집중하는 시장”이라면서도 “총괄 본부 설립은 내부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 현재 각 계열사별로 진출해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과 함께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는 지난 2008년부터 인도네시아에 유통과 화학부문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매출액의 약 15%를 인도네시아에서 거두고 있다.

중국에서 매각을 진행 중인 롯데마트의 경우 올해 인도네시아 매출은 중국을 뛰어넘을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해 거의 비슷한 매출 수준을 유지한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올해 사드 여파로 중국 롯데마트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역전이 확정적이다.

롯데가 인도네시아에서 10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ilotte 쇼핑몰 화면.ⓒ롯데 롯데가 인도네시아에서 10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ilotte 쇼핑몰 화면.ⓒ롯데

롯데는 최근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사업에도 본격 진출했다. 롯데그룹은 인도네시아 재계 2위 살림그룹과의 합작법인 ‘인도롯데’를 설립하고 10일(현지 시간)부터 현지 온라인쇼핑몰 ‘아이롯데’를 공식 오픈했다.

베트남에서는 카드사를 인수해 시너지를 높인 것처럼 인도네시아에서는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현지에 진출한 그룹 계열사 간 선순환을 유발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롯데백화점 1개점, 롯데마트 42개점, 롯데리아 30개점, 엔제리너스 3개점, 롯데면세점 2개점(공항점, 시내점)이 진출해 있다.

아울러 아이롯데는 L포인트(L.POINT)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해 기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 회원과 아이롯데의 온라인 회원제를 통합, 온-오프라인에서 동일한 멤버십 혜택을 제공한다.

이재관 인도롯데 대표는 “한국에서 쌓은 롯데 유통 노하우와 살림그룹의 현지 마케팅 파워를 결합한 시너지를 바탕으로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 급성장 중인 인도네시아 온라인 시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2021년 매출액 5000억원 달성과 흑자전환에 이어 2023년에는 매출액 1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