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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UFC 페더급? 이제는 할로웨이가 제왕


입력 2017.12.25 17:31 수정 2017.12.26 08:3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알도와 2차전에서 더 향상된 기량으로 승리

젊은 나이에 기량 나날이 발전..에드가도 넘기 어려워

UFC 페더급 전설 알도. ⓒ 게티이미지 UFC 페더급 전설 알도. ⓒ 게티이미지

MMA 페더급 최고의 레전드를 묻는 질문이 나온다면 열에 아홉은 ‘폭군’ 조제 알도(31·브라질)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UFC 입성 전부터 페더급 제왕으로 꼽혔던 알도는 옥타곤에서도 오랜 시간 위용을 떨쳤다. 업적과 상징성에서 그를 넘어설 자는 없다.

현 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지만 그는 챔피언에 오른 후 단 한차례의 방어전도 치르지 않았다. 이벤트 매치업에 집중하느라 페더급 라인을 엉망으로 만든 원흉이다. 알도처럼 페더급 발전에 공헌했다고 보기 어렵다.

맥그리거는 알도와 맞붙어 한 차례 승리했다. 하지만 경기는 시작과 동시에 카운터가 터지며 싱겁게 마무리됐다. 많은 이들은 2차전을 기대했다. 다시 한 번 맞붙어 맥그리거가 이겼다면 제왕의 패권을 빼앗았을 것이 분명하다. 최대 난적으로 평가받던 프랭크 에드가와도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붙지 않았다.

따라서 맥그리거는 페더급 황제로 꼽기는 무리가 있다. 새로운 2대 황제 후보를 꼽아보라면 현 UFC 페더급 챔피언 ‘블레시드(Blessed)' 맥스 할로웨이(26·미국)가 가장 가깝다. 나이는 어린 편이지만 벌써 22전을 소화하며 19승을 챙겼다.

초창기에는 어수룩한 모습도 보였지만 2014년 이후 12연승을 달리며 새로운 절대 강자의 포스를 과시 중이다. 어떠한 상대도 가리지 않고 싸우는 ‘전사 캐릭터’로 컵 스완슨, 리카로드 라마스 등 상위 랭커들은 물론 알도와의 2차례 대결 역시 모두 승리로 이끌며 새로운 젊은 제왕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했다.

할로웨이는 한 방에 끝내기 보다는 서서히 갉아먹다가 무너뜨리는 방식을 선호한다. 신장, 체력, 맷집, 다양한 공격옵션 등 파이터로서 유리한 조건을 고르게 갖췄기 때문이다. 초반에도 약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갈수록 흐름 싸움에서 앞서며 장기전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가장 최근 열렸던 알도와의 두 번째 대결은 할로웨이의 입지를 제대로 굳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1차전보다 더욱 좋은 내용으로 알도를 완파했다. 1차전 당시 할로웨이는 알도를 거꾸러뜨렸지만 초반에는 밀렸다. 타이밍 싸움에서 고전하며 어려움을 겪다가 체력의 우위를 앞세워 역전승을 거뒀다.

할로웨이의 무서운 점은 젊은 나이다. 지금도 충분히 강하지만 여전히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그것을 증명하듯 2차전에서의 할로웨이 경기력은 더욱 올라섰다. 상대적으로 하락세에 있는 알도 입장에서 경기를 뒤집을 방법이 없었다.

할로웨이는 상대가 공격을 시작하려는 세팅과정에서 잔타격을 통해 흐름을 끊는다. 알도가 1차전에서 장기인 로우킥을 제대로 쓰지 못한 데는 이런 배경도 있었다. 알도는 흐름을 타면서 가속을 올리는 스타일인데 그런 시점마다 할로웨이의 맥을 끊는 타격이 나왔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면 체력에서 밀리는 알도로서는 유리할 것이 전혀 없었다.

알도는 1차전에서 끌려 다니며 페이스를 빼앗겼다고 판단하고, 2차전에서는 다소 신중하게 나왔다. 간격을 유지한 상태에서 거리 싸움을 하면서 공격 횟수를 조절하고, 자신의 공격거리에 들어오면 맹공모드로 들어가거나 카운터를 구사했다. 할로웨이의 스텝이 멈추는 순간을 노려 기습적인 로우킥도 시도하며 허를 찌르기도 했다.

UFC 페더급 챔피언 할러웨이. ⓒ 게티이미지 UFC 페더급 챔피언 할러웨이. ⓒ 게티이미지

하지만 유일하게 승부를 걸어보려고 했던 근거리 타격전에서도 알도는 젊은 맹수 할로웨이를 잡아낼 수 없었다. 할로웨이는 근거리 타격전이나 난타전에 약한 선수가 아니다. 체력과 거리 싸움에 더욱 강점이 있어 그렇게 경기를 풀어나갈 뿐이다. 이를 입증하듯 무섭게 치고받는 과정에서도 알도를 압도했고 난타전에서 승부를 끝냈다.

난타전 상황에서 알도는 앞으로 치고 나가고 싶었지만 할로웨이의 압박에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었다. 정타싸움에서 우세를 점하기 어려워 자연스레 뒤로 밀렸다. 할로웨이는 더 빠르고 정확했으며 옵션도 한결 다양했다.

힘이 잔뜩 실린 알도의 각도가 큰 훅은 조금 더 짧게 들어가는 할로웨이의 훅에 막혔고, 어쩌다 한 번씩 정타가 들어가도 연타로 이어지지 못했다. 어퍼컷이 정확히 꽂혔음에도 맷집으로 견디어내고 곧바로 가드를 올린 채 감각적 회피 동작을 보이던 할로웨이의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경악하게 했다.

알도를 두 차례나 거꾸러뜨리고 맥그리거가 떠난 상황에서 할로웨이에게 남은 정리대상은 프랭크 에드가(36·미국) 밖에 없다. 현재의 상승세라면 노장 에드가 역시 할로웨이에게는 버거워 보인다. 혼란의 페더급을 정리한 할로웨이가 알도를 넘어서는 업적을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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