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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규야 보고 있니' 노선영, 여자 1500m 출격 앞둬


입력 2018.02.12 16:04 수정 2018.02.12 16:23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빙상연맹 착오로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무대 나서

고인이 된 동생 노진규 위한 감동의 레이스 앞둬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 출전하는 노선영. ⓒ 연합뉴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 출전하는 노선영. ⓒ 연합뉴스

우여곡절 끝에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게 된 노선영(콜핑팀)이 마침내 첫 선을 보인다.

노선영은 12일 오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 출전한다.

노선영은 5조 인코스에서 카자흐스탄의 예카테리나 아이도바와 레이스를 펼친다.

올림픽 무대를 밟기까지 노선영은 누구보다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노선영은 대회 전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어이없는 행정 착오로 꿈에 그리던 올림픽 출전권을 잃을 뻔했다. 당초 한국 여자 팀 추월 대표팀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어 노선영의 출전에도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올림픽 팀추월에 출전하는 선수는 개인 종목 출전권도 획득해야 한다는 ISU 규정을 빙상연맹이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노선영의 올림픽행이 좌절됐었다.

노선영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7-18시즌 월드컵 1~4차대회 1500m에서 34위를 기록했다. 32위까지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져 노선영은 결국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출전권 3장을 확보한 러시아가 1명만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결정하면서 예비 2순위였던 노선영이 극적으로 출전권을 얻게 됐다.

하지만 노선영은 사과는커녕 책임 회피하기에만 바쁜 빙상연맹의 태도에 울분을 토했다. 급기야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않고 국가를 위해 뛰고 싶지도 않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앙금이 완전히 풀릴 순 없지만 노선영은 다시 태극마크를 달기로 결정했다. 바로 고인이 된 동생 노진규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서다.

노선영의 동생이자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노진규는 지난 2016년 골육종으로 세상을 떠났다.

누나 노선영은 소치올림픽 이후 은퇴를 고려했지만 올림픽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동생을 위해 다시 4년을 준비했다. 극적으로 다시 찾아온 기회를 노선영도 마다할 수는 없었다.

물론 냉정하게 봤을 때 평창에서 노선영이 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은 높지 않다. 4년 전 소치 대회에서 노선영은 3000m 25위, 팀추월은 8위에 그쳤다. 출전을 앞두고 있는 1500m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노선영에게 메달은 중요하지 않다. 이미 올림픽 출전 자체만으로도 하늘에 있는 동생 노진규는 용감한 결정을 내려준 누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것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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