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 은메달,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 않았다

매스스타트 여자 결승전에서 2위 기록

부상과 논란 딛고 일궈낸 값진 성과

김보름이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여자 매스스타트 최강자 김보름이 은메달을 획득하며 그간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김보름은 2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여자 결승전에서 2위를 차지했다.

마지막 바퀴에서 일본의 다카기 나나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김보름은 40점을 따내며 값진 성과를 얻었다. 1위를 차지한 다카기 나나에게는 불과 0.12초 차로 뒤지며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부상과 그간 논란을 딛고 얻어낸 의미 있는 은메달이다.

앞서 김보름은 여자 팀추월 대표팀이 보여준 팀워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9일 김보름은 노선영, 박지우 등과 함께 팀추월 준준결승에 나섰다.

당시 여자 대표팀은 팀워크를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한국은 레이스 막판 노선영이 앞선 두 명의 선수와 간격이 크게 벌어졌지만 앞서 달리던 김보름과 박지우는 제 갈 길만 가기 바빴다.

조심스럽게 선수들 간의 불화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는 경기 직후에도 감지됐다. 좌절한 노선영이 홀로 앉아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정작 그에게 다가온 것은 밥 데용 코치뿐이었다.

특히 경기 직후 김보름은 “같이 올림픽에 출전하게 되면서 많이 연습을 해왔다. 마지막에 (노선영이) 저희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결과가) 아쉽게 나온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앞서 김보름은 여자 팀추월 대표팀이 보여준 팀워크 논란의 중심에 섰다.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김보름은 현재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리며 김보름, 박지우의 국가대표 박탈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결국 김보름과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팀추월 경기 논란과 관련해 해명에 나섰지만 성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김보름 역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기자회견에서 눈물까지 흘렸지만 김보름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했다. 자칫 메달이 유력했던 매스스타트 경기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보름은 무너지지 않았다. 올 시즌 부상으로 월드컵 랭킹은 10위에 머물렀지만 지난 시즌 월드컵 랭킹 1위다운 실력을 과시했다.

이 은메달로 앞선 논란을 완전히 씻어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여러 악재를 딛고 일궈낸 값진 성과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