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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이유영 "튀지 않은 나, 배우로서 고민했죠"


입력 2018.04.18 09:02 수정 2018.04.20 10:41        부수정 기자

영화 '나를 기억해'서 주인공 서린 역

성범죄 피해자 역할에 공감 하려 노력

영화 '나를 기억해'에 출연한 이유영은 "성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라고 밝혔다.ⓒ오아시스이엔티 영화 '나를 기억해'에 출연한 이유영은 "성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라고 밝혔다.ⓒ오아시스이엔티

영화 '나를 기억해'서 주인공 서린 역
성범죄 피해자 역할에 공감 하려 노력


말간 얼굴의 이유영(28)은 도화지 같은 배우다. 어떤 색깔을 입혀도 스펀지처럼 흡수한다.

이유영은 자신의 장점을 '튀지 않음'으로 꼽았다. 하지만 배우로서는 '튀지 않음'을 단점으로 느꼈을 법하다.

16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이유영은 "남들보다 특출난 게 없어서 어떤 점을 살릴까 고민했다"며 "인간 이유영으로도 같은 고민을 계속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역할을 통해 단점이 장점으로 바뀌었다"며 "이유영보다는 작품 속 역할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그게 연기를 잘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2014년 영화 '봄'으로 데뷔한 이유영은 '그놈이다'(2015), '간신'(2015),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2016), '터널'(2017) 등에 출연했다. 이번엔 '나를 기억해'(감독 이한욱)로 돌아왔다. 성범죄 피해자 서린 역이다.

그간 유난히 힘든 캐릭터를 해온 배우는 "나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웃은 뒤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다"고 웃었다.

영화 '나를 기억해'에 출연한 이유영은 "밝은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고 얘기했다.ⓒ오아시스이엔티 영화 '나를 기억해'에 출연한 이유영은 "밝은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고 얘기했다.ⓒ오아시스이엔티

'나를 기억해'는 청소년 성범죄와 SNS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다. 청소년 성범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몰카, 음란물 유포 등 실제 우리 주변에서 접하는 사건을 건드린다. 특히 나날이 심해지는 청소년 범죄를 스크린에 담아 공감을 자아낸다.

이유영은 "내 연기가 아쉬웠다"며 "시나리오보다 영화 완성본 보는 게 더 힘들었다. 결말도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성범죄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됐죠. 나만 잘 사는 게 아닌, 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사회 이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고요."

이유영은 성범죄 피해자이자 극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힘든 캐릭터를 맡은 그는 "성범죄 피해자들의 심경을 담은 책을 읽었는데 시간이 흘러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고 하더라. 평생 치유되지 않은 트라우마처럼 말이다. 서린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애썼고, 연기에 확신을 가져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서린이라면 도망가고 싶었을 것 같다"며 "서린인 자신이 강한 여자라고 생각해서 잘 버텨냈지만, 마음속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고 했다.

'나를 기억해'는 청소년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러주는 동시에 범죄를 큰 스크린에서 마주해야 하는 불편함을 준다. 감독과 배우가 가장 고민한 부분이다. "범죄를 너무 자극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어요. 현실은 더 충격적이잖아요? 나날이 늘어가는 성범죄를 짚고자 했죠.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이니 어른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해요. 어른들이 보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거든요."

영화 '나를 기억해'에 출연한 이유영은 "성범죄 피해자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애썼다"고 했다.ⓒ오아시스이엔티 영화 '나를 기억해'에 출연한 이유영은 "성범죄 피해자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애썼다"고 했다.ⓒ오아시스이엔티

극 중 서린은 범인을 잡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뛰는 장면이 너무 많이 편집돼 아쉽단다.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뛰곤 합니다. 오래 매달리기, 오래달리기 등 버티기에 강하죠. 독하고 '깡'이 있어요(웃음)."

국철 역의 김희원에 대해선 "호흡이 정말 좋았고, 내 연기를 잘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다"며 "많이 의지한 선배이다. 연기적으로 배울 게 많았다"고 했다.

줄곧 어두운 역할만 해오던 그는 내달 MBC UHD 단막스페셜 '미치겠다, 너땜에!'를 통해 밝은 캐릭터에 도전한다. 8년 친구와 하룻밤을 보내고 고민에 빠진 슬럼프 아티스트 남사친 래완(김선호)과 우정과 사랑 사이 갈등하는 여사친 은성(이유영)의 좌충우돌 밀당 로맨스를 그린다.

"출연진, 제작진 모두 좋은 드라마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으로 뭉쳤어요. 제 밝은 모습을 본 지인들이 많이 좋아해 준답니다. '터널' 때 함께한 스태프들이 제게 '밝은 모습 처음 본다'고 얘기할 정도였어요. 정말 재밌어요(웃음)."

이유영은 어느덧 5년차 배우로 접어들었다. "잘 해온 것 같아요. 후회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스스로 성숙해졌고, 여유가 생겼어요. 여기까지 온 게 신기하고 뿌듯합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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