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기자의눈] 래미안 리더스원의 뜨거운 청약 결과…강남 집값잡기 결과?


입력 2018.11.09 06:00 수정 2018.12.07 15:58        원나래 기자

현금 10억 이상 필요한데도 통장 1만여개 모여…현금부자들이 만든 ‘강남불패’

‘래미안 리더스원(서초우성1차 재건축)’ 견본주택 개관 첫날인 31일 오전 상담을 위한 방문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데일리안 원나래기자 ‘래미안 리더스원(서초우성1차 재건축)’ 견본주택 개관 첫날인 31일 오전 상담을 위한 방문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데일리안 원나래기자

“대단하다. 할 말이 없다.”

올해 서울 강남에서 분양하는 마지막 아파트인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서초우성 1차 재건축)’의 청약 결과에 대한 한 네티즌의 댓글이다. 이 한 줄 댓글에 씁쓸함이 밀려온다.

지난 6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래미안 리더스원은 일반 분양 232가구 모집에 9671명이 신청해 평균 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대출길이 막힌 상황에서 최소 현금 10억원이 필요한 1순위 청약에 청약통장 1만여개가 몰린 것이다.

최소 12억3000만원에서 39억원을 웃도는 분양가를 감안하면 당첨자는 중도금 대출 없이 2~3년 안에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최소 10억원 이상을 내야 한다.

이번 청약 결과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어떨까.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현금부자들이 이렇게 많았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한탄 섞인 목소리와 함께 강남 지역의 새 아파트는 매우 희귀하고 앞으로 강남 집값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통제로 분양가 이하로는 절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강남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가 오히려 강남 새 아파트에 대한 희귀성을 높여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으로 만들었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이후 투기수요와 강남 집값 잡기에 편집증적 반응을 보이며 금융과 세제, 청약 등 고강도 부동산대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문 정부 집권 이후 현재까지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어디일까?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범강남권역은 상승률 최상위권을 여전히 점령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물량 부족이 누적됐던 강남 지역이 상승세를 타는 시점에서 정부의 강도 높은 압박으로 ‘똘똘한 한 채’, ‘로또 청약’이라는 트렌드를 만들어 더욱 강남 상승을 부추긴 면이 있다는 비난이 계속되는 이유다.

부동산대책을 남발하고 있지만 서울 주택시장은 규제로 더 어지러워졌으며, 무주택자들은 여전히 내 집 마련 걱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현금 자산들에게만 기회가 있는 강남 청약결과를 보며 상대적 박탈감마저 드는 상황이다.

정부의 설익은 부동산 정책으로 양극화의 골만 깊어진 시장의 모습을 바라보는 서민들의 마음을 한줄 댓글이 이야기해준다.

“대단하다. 할 말이 없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