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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쥔 류현진, '4억3000만 달러' 트라웃 천적


입력 2019.06.11 14:25 수정 2019.06.11 22:40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LA에인절스 원정 6이닝 7피안타 1실점..불펜 난조 10승 실패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 트라웃 상대로 2탈삼진

마이크 트라웃이 류현진과의 대결에서 연타석 삼진을 당했다. ⓒ 게티이미지 마이크 트라웃이 류현진과의 대결에서 연타석 삼진을 당했다. ⓒ 게티이미지

류현진(32·LA 다저스)이 마이크 트라웃(27)을 연달아 돌려세우며 ‘천적’으로 급부상했다.

류현진은 11일 오전 11시7분(한국시각) 미국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서 시작된 ‘2019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투구수99) 7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6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3-1 앞선 7회말에 앞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간 류현진의 시즌 10승은 유력해 보였지만, 다저스 세 번째 투수 딜런 플로로가 동점 홈런을 허용한 탓에 물거품이 됐다.

이날 5년 만의 10승 고지에는 실패했지만, 류현진은 여전히 MLB 전체 평균자책점(방어율 1.36) 1위와 다승 공동 1위를 지키며 최정상급 투수로서의 면모를 이어갔다.

현존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 트라웃을 완벽하게 제압하며 ‘트라웃 킬러’로 급부상한 것도 흐뭇하다. 신인왕을 시작으로 MVP 2회, 올스타 7회, 실버슬러거 6회를 차지한 트라웃은 지난 3월, 12년 4억 30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의 13년 3억 3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미국 프로스포츠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최고의 가치를 자랑하는 트라웃은 올 시즌도 류현진을 만나기 전까지 타율 0.299 17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류현진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졌다. 경기 전까지 류현진을 상대로 7타수 무안타(2삼진)으로 약했던 트라웃은 첫 타석에서 묵직한 타구를 날리며 꿈틀거렸다.

그게 전부였다. 2회말 칼훈에게 좌측 펜스 살짝 넘어가는 아쉬운 홈런을 허용한 류현진은 3회말 트라웃에게 컷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포수 마틴과 상의하는 류현진. ⓒ 게티이미지 포수 마틴과 상의하는 류현진. ⓒ 게티이미지

3-1 리드 속에 5회말 2사 1,3루 최대 위기에서도 트라웃을 돌려세웠다. 살얼음판 리드 속에 마주한 트라웃을 상대로 류현진은 높은 공과 커터로 2개의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세 번째 몸쪽으로 포심을 던졌지만 볼 판정을 받았다. 커터·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지만 트라웃은 걸려들지 않았고, 풀카운트 접전으로 이어졌다.

사인을 주고받은 류현진과 마틴의 선택은 커터였다. 트라웃는 헛방망이를 돌리며 찬스를 날렸다. 연타석 삼진이다. 절체절명 위기에서 접전 끝에 트라웃을 돌려세운 류현진도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트라웃 킬러로 떠오른 순간이다.

댈러스 카이클, 잭 그레인키 등 사이영상에 빛나는 투수들도 트라웃을 상대로는 3할 이상의 피안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10타석 이상 상대한 투수 가운데 트라웃을 상대로 출루율과 장타율이 ‘0’을 기록 중인 투수는 류현진 뿐이다.

또 트라웃은 아메리칸리그에서 볼넷 1위를 세 번이나 차지할 만큼, 선구안이 좋은 타자다. 올 시즌 역시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 트라웃을 완벽하게 누른 류현진이다.

트라웃은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3타수 무안타 2삼진(통산 상대전적 10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체면을 구겼지만,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직후 타석(7회 2사 1루)에서 플로로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동점 투런 홈런(시즌 18호)을 터뜨렸다.

동시에 류현진의 시즌 10승은 날아갔지만, 류현진이야말로 트라웃의 천적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 장면이기도 하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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