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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 잃은 야당의 자성론 ④] 靑에 '할 말 하는 여당' 사라졌다


입력 2019.09.15 03:00 수정 2019.09.15 04:30        이슬기 기자

이인영 “당 주도성 높이겠다” 공언했지만 실행 안 돼

‘조국 정국’서 청와대가 주도하는 당청 관계 재확인

與, 지리멸렬 야당에 자신감 충만…“추석 지나면 혼란 종식”

이인영 “당 주도성 높이겠다” 공언했지만 실행 안 돼
‘조국 정국’서 청와대가 주도하는 당청 관계 재확인
與, 지리멸렬 야당에 자신감 충만…“추석 지나면 혼란 종식”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제74주년 광복절 정부경축식'에 경축사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제74주년 광복절 정부경축식'에 경축사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야당이 제대로 된 전투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할 말 하는 여당’의 모습이 자취를 감췄다. 야당이 야당스럽지 못하다 보니, 여당 역시 여당스럽지 못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5월 취임하면서 그간 청와대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여당 모습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었었다. 당시 그가 선거 공약으로 ‘당 중심의 당청관계 정립’을 내걸면서 “당의 주도성이 높아져야 한다. 정청당(政靑黨)이 아니라 당정청(黨政靑) 관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임 100일이 지나도록 정부와의 ‘다른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는 당청 관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최근의 청와대의 조국 임명 강행 사태는 '제대로 싸우지 못하는' 야당과 청와대에 '종속된' 여당의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가 강력한 임명 강행 의지를 내비치자, 여당 지도부가 당내 입단속에 들어가 반대 여론이 새어나오지 못하게 한 상태에서 조 장관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여당의 입장에서는 당청 관계 악화로 인한 총선 부담을 지느니, ‘지리멸렬’ 야당과 극한 대립을 하는 편이 나을 거라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반대’ 여론이 절반을 넘어섰던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전혀 상승 흐름을 타지 못했다. 리얼미터 등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조국 사태 전 40%가 넘는 민주당 지율이 30%대로 내려앉았지만, 한국당의 지지율은 29%대에 그대로 머물렀다.

이 같은 흐름에 조 장관에 대한 비판적 소신 의견을 내놓은 여당 의원들이 문재인 대통령 및 여당 지지자들의 비난 문자 폭탄을 받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 장관에 대한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한 신문사 인터뷰에서 “진보 진영이 조 장관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윽박질렀다”며 “진보 진영의 명망가들조차 동문서답을 했고, 그게 미안해 공개 석상에서 지적했다”고 밝혔다.

야당은 조 장관 임명 강행 이후 총력 투쟁에 나섰지만, 여당에선 앞으로도 정국을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읽힌다. 추석 연휴를 거치며 조 후보자 관련 논란이 일단락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문 대통령이 조 장관에 대한 임명을 재가한 직후 열린 고위전략회의에서 “민주당은 여당으로서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존중한다”며 야당을 향해 “이성을 찾고 일본 경제도발 등 어려운 대외 환경과 민생 활력을 위한 대응에 나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 역시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자기의 할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길 바란다”며 “이번 추석 최고의 선물은 그 모든 혼란과 논란이 종식되고 정쟁이 종식되는 것임을 우리 정치권 모두가 명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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