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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발 재난기본소득 군불…무상급식 승리의 기억


입력 2020.03.10 16:21 수정 2020.03.10 16:21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김경수 "전국민 1인당 100만원 지급하자"

한시적 기본소득으로 피해자 돕고 경기부양

2010년 무상급식 이슈 재판될지 주목

야권 "기본소득 이미 실패, 총선용 포퓰리즘"

국민 1인당 100만원씩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제 주장한 김경수 경남도지사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국민 1인당 100만원씩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제 주장한 김경수 경남도지사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을 중심으로 재난기본소득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피해를 입은 지역뿐만 아니라 전지역 전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하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일단 선을 긋고 있지만, 여론의 추이에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기고 있다.


시작은 이재웅 쏘카 대표가 청와대 국민청원이 “어려운 국민에게 50만원을 지급하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펌프로 치면 지금은 물이 다 빈 상태라 마중물이 필요하다”며 가세했고,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국민 1인당 100만원 지급’이라는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재난기본소득제의 취지를 담은 코로나19 대응책을 정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지급한 소득이 소비되면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돈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가 생겨 궁극적으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10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김 지사는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번져나가고 있는 상황인데, 추경을 가지고 한국경제의 급한 불을 끄는 것으로 과연 해결될 수 있겠느냐”며 “지금은 내수시장을 키워서 대응하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 그런 차원에서 재난기본소득을 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포퓰리즘’ 논란을 감안한 듯 일단 거리를 두고 있다. 청와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으며 민주당도 “추경의 시기적인 급박함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논의가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국민적 여론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시행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조심스럽게 흘렸다. 청와대는 “관련 제안이 나온 취지는 잘 이해하고 있다”며 내용 자체는 긍정적으로 봤다. 선거를 앞둔 민주당에서는 재난기본소득제가 지난 2010년 지방선거를 갈랐던 ‘무상급식’ 이슈로 발전할 수 있을지 저울질 하는 모양새다.


전날 취재진과 만난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번은 어렵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었다. 민주당의 핵심 전략통은 “전선이 세워지지 않을 때일수록 유권자에게 피아를 확연히 구분할 수 있는 정책적 아젠다가 필요하다”며 “무상급식과 같이 찬반이 분명해 지지층을 결집시킴과 동시에 중도층에도 메시지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은 재난기본소득을 ‘총선용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대립각을 세웠다. 미래한국당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심재철 원내대표는 “국가에서 100만원씩 퍼준다는 것은 국민 한 명에게 100만원씩 부담시킨다는 말”이라며 “기본소득을 실험한 핀란드는 1년 만에 포기했고 프랑스에서는 국민투표로 부결된 이미 실패가 입증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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