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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작년에만 40곡 작곡, 올해는 ‘가수 이든’ 정체성에 집중”


입력 2020.06.14 18:05 수정 2020.06.14 18:0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스타더스트 시즌 2 'SOON', 6월 3일 발매

"가수로서의 목표는 단 하나, 지치지 않는 것"

ⓒKQ엔터테인먼트

매달 창작의 결과물을 꾸준히 내놓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가수 윤종신이 ‘월간 윤종신’이라는 이름으로 10년째 매달 곡을 발표하는 것에 업계의 찬사가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실함은 가수 스스로에 대한 자존심, 그리고 책임감에서 비롯된다. 후배 가수들이 ‘월간 윤종신’의 포맷을 따라하면서도 이를 매년 이어가지 못하는 것도,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큰 책임감을 요하는 작업인지 짐작케 한다.


지난 2017년 서른의 나이에 가수로 데뷔한 이든도 ‘스타더스트’라는 이름으로 자신만의 정기적 프로젝트를 만들고 팬들을 만나왔다. 가수 데뷔는 늦었지만, 이미 10여년 전 프로듀서로서 곡을 만들어온 경력 덕에 가능했던 도전이었다. 1년에 곡을 40개씩 만들어내는 이든에게도 ‘월간’ 프로젝트는 무거운 책임감을 안겼다.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요. 제 개인 앨범에 스타더스트 프로젝트, 여기에 그룹 에이티즈 프로듀서 등 많은 일을 병행해야 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또 회사(KQ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로서 다른 가수들의 곡 작업도 해야 했으니까요. ‘즐겁게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는데 보통 책임감을 요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일종의 도전이 됐어요, 내가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에요. 제 자신이 느슨해지지 않기 위한 장치요”


지난 3일 서사무엘이 부른 ‘순’(SOON)이 발매됐는데, 이는 이든의 스타더스트 시즌2의 출발을 알리는 곡이다.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약 1년간 시즌1을 진행했고, 휴식기를 가진 뒤 다시 시즌2를 시작한 것이다. 힘들었던 당시 기억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즌2로 돌아온 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얻은 것들 때문이었다.


“음악적으로 넓게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부담감도 있었지만, 작업을 할 때마다 해소감이 들었거든요. 곡을 만드는 사람은 아무래도 들어주는 사람들의 피드백이 중요한데, 스타더스트 시리즈를 좋아하는 분들이 피드백을 많이 해주셨어요. 근데 최근엔 ‘몸조심하라’는 얘기가 많더라고요(웃음). 제 곡을 포함해서 다른 아티스트의 곡까지 하면 평균적으로 1년에 40곡을 내놓은 거예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아, 이렇게 많이 했구나”


이번 곡을 만들면서도 이든은 “귀에 거슬리지 않는 음악”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다. 작곡가, 가수들이라면 단연 ‘귀에 확 꽂히는 음악’을 찾기 마련이지만, 이든은 들었을 때의 좋은 기억이 남을 수 있는 그런 곡이 되길 바랐다. 그래서인지 이든의 음악은 계속 들어도 지루하거나 질리는 법이 없다. 매번 다른 아티스트와 협업하는데, 가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그 덕이다.


“사실 함께 할 아티스트를 구하는 것도 일이죠. 하하. 현실적으로 제일 중요한 부분이에요. 두 번째는 제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반영돼요. 제가 그 사람의 음악을 듣고 좋다고 느꼈거나, 혹은 이 사람이 원래 하고 있는 음악 말고 다른 음악을 했을 때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증이 들면 제안을 하는 식이죠. 그래도 섭외는 늘 어려워요. 더구나 시즌1때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지 않아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꾸준히 곡 작업을 하다 보니 경험이 많이 쌓였고, 덕분에 시즌2는 섭외가 제법 수월하게 되고 있어요. 하하”


ⓒKQ엔터테인먼트

내달 발매되는 스타더스트 두 번째 곡도 현재 작업 중에 있다. “의외의 모습을 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새로운 협업 아티스트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의 말처럼 스타더스트는 다른 가수들의 입장에선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든에게나 함께 할 가수에게나 일종의 ‘실험실’인 셈이다.


“보통 함께 할 가수들의 경우 새로움을 끌어내려는 곡을 주면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평소에 도전해보고 싶었던 걸 자기 앨범에서 도전하는 게 쉽지 않아요. 그래서 마음 편하제 ‘제 앨범에서 실험해보고 하세요’라고 말하죠. 음악적 부담감은 있지만, 상업적인 것에 갇히지 않아도 된다는 자유로움도 있어요. 한마디로 정의하긴 쉽지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에게 상업적인 걸 벗어나도 이런 음악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아쉬운 점은 스타더스트 프로젝트나, 소속사의 다른 가수들의 곡을 만드느라 정작 자신의 앨범 발매는 뒷전으로 밀려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부를 음악을 만든다는 것이 그만큼 큰 책임감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이든은 자신의 곡으로 에이티즈라는 그룹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는 책임을 가지고 작업에 임한다고. 하지만 그도 가수인 만큼, 자신의 목소리로 부르는 곡을 내놓고 싶은 욕심을 버릴 순 없었다.


“지금 새 앨범 틀을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가지고 가고 싶은 그림은 분명히 있는데, 아직 음악으로 구현하진 못했어요. 여러 시도들을 할 것 같아요. 요즘 ‘영’(YOUNG)과 ‘올드’(OLD)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아마 이 고민이 앨범에 담기지 않을까 싶어요. 저의 취향이 그 중간 어디 즈음에 있는 것 같은데, 이번 앨범으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 “내 색깔을 찾지 못했다”는 이든은 미니 형태로 하반기 발매 예정인 앨범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찾길 희망했다. 다른 사람의 음악을 만들 때의 이든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스스로의 음악을 만들 때는 매우 ‘보수적’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다른 사람의 곡을 써주면서 그 가수에게 맞춰주는 느낌으로 작업을 했잖아요. 그렇다보니 저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이 필요하게 된 것 같아요. 스타더스트 시즌1을 끝내고 휴식기를 가지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난 어떤 걸 해야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서요. 제 앨범에 있어서는 굉장히 보수적인데, 이번에 그걸 깨보는 게 목표에요”


데뷔 후 4년 만에 만난 이든은 처음 가수로 나섰을 당시와 분위기는 물론, 이야기의 주제가 ‘확’ 바뀐 듯 보였다. 스스로의 곡에 “100% 만족한다”던 이든은 음악에 있어서는 더 진중해졌고, 자신의 말 한 마디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잔뜩 날이 서있던 데뷔 당시보다 지금의 모습에서 훨씬 자연스럽고 편안함이 묻어났다. 스스로도 “많이 변했다”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프로듀서로서 대중적인 인지도와 단단한 내실을 다지고 있는 이든의 가수로서 방향성도 궁금해졌다.


“딱 한 마디면 될 것 같아요. 지치지 않는 것!”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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