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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뛴다-37] 한국조선해양, 친환경·최첨단 선박으로 글로벌시장 '정복'


입력 2020.11.02 07:00 수정 2020.11.02 09:15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LNG 추진선 수주 '세계 1등'…글로벌 조선산업 미래 먹거리 선점

5G·빅데이터, AI 등 최첨단 정보통신기술 결합한 선박 개발 박차

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한국조선해양

한국 조선업계가 올해 3분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주를 일궈냈다. 코로나19 팬데믹 쇼크로 글로벌 경제가 한껏 몸을 움츠린 상황에서도 'K-조선'의 저력은 여전했고, 그 중심엔 한국조선해양이 있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6월 조선통합법인인 한국조선해양을 출범시켰다. 한국조선해양은 조선해양사업부문 중간지주회사로서, 조선해양사업의 중장기 발전 방향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산하 계열회사인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은 1972년 조선사업을 시작한 이래 글로벌 조선 산업을 리드하며 꾸준히 성장해왔다. 40년 이상 쌓아온 탁월한 설계 기술과 풍부한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No.1'의 지위는 지금도 굳건하다.


한국조선해양은 과감한 혁신과 신기술 확보로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 환경을 돌파하고, 나아가 세계 초일류 조선해양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당당한 포부를 현실화시켜 나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의 시운전 모습 ⓒ한국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 산하 현대중공업은 미래 조선업의 대세로 떠오르는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부터 지금까지 벌크·탱커·컨테이너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총 44척의 LNG 추진선을 수주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주 실적이다.


산학계는 전 세계가 환경규제를 강화해 나가는 추세에 따라 LNG 추진선 수요 역시 급증해나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환경규제가 강화될수록 선사들은 오염물질 배출량이 높은 노후선을 조기에 교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NG 추진선은 기존 석유계 연료선에 비해 매연과 이산화황 배출이 거의 없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20% 이상 감축한다.


정기대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LNG 추진선 글로벌 수요는 앞으로 계속 급증해 10년간 2500~3000척의 발주가 예상된다"며 "우리 조선업계는 탄탄한 기본설계능력과 뛰어난 건조기술력을 보유해 한중일 LNG 추진선 수주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조선해양은 다가올 청정 수소 에너지 시대에 대비한 수소운반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한국선급과 라이베리아 기국으로부터 세계 최초로 2만㎥급 상업용 액화수소운반선 기본 인증(AIP)을 획득했다. 기본 인증은 선박 개발 초기의 설계 도면이 안전성과 실효성을 인정받는 절차로, 한국선급과 라이베리아 기국은 선박 도면 승인 분야의 국제 기준으로 통한다.



현대중공업의 항해 지원 시스템 '하이나스(HiNAS)' 실행 화면 ⓒ현대중공업

아울러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한국조선해양 산하 조선소들은 5G,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조선업에 접목시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스마트 중공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울산 야드를 5G 기반의 스마트조선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다양한 5G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산업안전 제고,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선박 항해보조시스템인 하이나스(HiNAS)를 개발했다. 하이나스는 인공지능 기술로 주변 선박을 자동으로 인식해 해상에서의 선박 간 충돌을 방지하는 기술로 현재 상용화에 착수했다. 자율운항선박은 2025년엔 글로벌 시장규모가 18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용 발전엔진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선박운전최적화 시스템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엔진에 인공지능·빅데이터·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시킨 것으로, 인공지능이 선박 내 발전 엔진의 정보를 종합해 분석하고, 최적의 연비를 낼 수 있도록 명령해 연료비를 1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디지털관제센터에서 엔진 운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현대중공업

또 선박의 실시간 운항 데이터를 분석하고, 항해사에게 최적의 경로를 제안하는 '통합 스마트십 솔루션'은 미국선급협회의 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앞으로도 스마트십 고도화를 통한 기술 초격차로 경쟁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업계 1위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룹 차원에서의 기술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창립 50주년이 되는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글로벌 R&D센터' 착공에 들어갔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 일대에 설립되는 이 센터는 그룹 내 연구 인력들이 집결된 기술 중심 경영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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