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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vs유진 차기오너 맞대결…두산인프라 인수전 '격돌'


입력 2020.11.26 06:00 수정 2020.11.25 14:09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정기선 현대중 부사장-유석훈 유진기업 상무, 경영능력 증명 '진검승부'

현대중공업 인수 가능성 무게…정기선 투자 경험, 자금동원력 '우위'

현대중공업지주CI(사진위쪽), 유진기업CI ⓒ현대중공업지주, 유진기업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에 현대중공업지주와 유진기업만 참여하면서 인수전이 2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이번 인수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재계 3세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에선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유진기업에선 유석훈 유진기업 상무가 이번 인수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두 후계자 모두 경영 승계를 앞두고 오너 수업을 받고 있다. 이번 인수전은 미래먹거리 확보뿐만 아니라 경영 능력을 증명하고 그룹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한 시험대라는 의미까지 부여되고 있는 만큼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정 부사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지난 2017년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해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를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섰고,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책임져 왔다.


특히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현대중공업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등도 겸임하면서 그룹의 신사업 발굴을 주도하는 중이고, 최근에는 ‘미래위원회’도 출범해 위원장을 맡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는 정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건설기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에도 상당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현대중공업

아울러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새로운 대표를 발탁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너 3세인 정 부사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새롭게 인수한 회사의 대표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중공업과 맞붙는 유진기업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진기업에서는 경영자문협의회 사무국에서 임원을 맡고 있는 유석훈 상무가 이번 인수전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상무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유재필 창업주의 손자다. 특히 정 부사장과 같은 1982년생, 서울 청운중학교 동기 동창, 연세대학교 동문이기도 해 미묘한 경쟁의 기류까지 흐르는 상황이다.


유 상무는 유진자산운용, 경영컨설팅회사 AT커니 등에서 사업전략 사업을 수립하며 투자 업무를 경험해왔다. 2014년 유진기업 부장으로 입사했으며 이듬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3세 경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유 상무는 태양광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를 공급하는 에너지솔루션 기업 유진에너팜에 지분율 32.8%로 2대 주주로 올라있다. 신사업 진출을 진두지휘해 그룹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도록 한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중동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50톤급 대형 굴착기 모델 DX520LCA. ⓒ두산인프라코어

그러나 유진에너팜은 지난해 3억7700만원의 영업 손실을 내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있어 유 상무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유 상무 입장에서는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한 방'이 절실한 상황이다.


유진기업은 건자재 사업을 주력으로 펼치고 있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시 시너지 효과를 빠르게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진기업은 동양, 하이마트(현 롯데하이마트),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 현대저축은행(현 유진저축은행) 등을 인수해 사세를 키워왔던 만큼 이번 인수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낼 것이라는 관측도 잇따른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정 부사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뿐 아니라 현대오일뱅크의 아람코 투자 유치, 현대로보틱스의 KT 투자 유치 등을 성사시키며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다른 후보들의 입찰 불참에 영향을 준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에 따른 8000억원 규모의 우발채무 문제가 남아있어 자금 동원력이 큰 현대중공업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잇따른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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