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재용 변호인 “특검, 10년 걸려야 하나?”…삼성 준법위 평가 두고 ‘기싸움’(종합)


입력 2020.12.07 19:09 수정 2020.12.07 19:10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변호인측 “특검, 재판때 마다 무한정 시간만 끌어”

특검 “8시간? 점검 제대로 안됐다는 것…시간 필요”

21일 양측 의견진술…30일 최종변론기일 잠정 결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평가하는 전문심리위원 의견이 7일 공개된 가운데, 특검과 변호인 측이 의견진술을 두고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특검 측은 충분한 기간을 갖고 전문심리위원 의견을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변호인 측은 특검이 재판마다 무한정 시간을 끌고 있다며 맞섰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이날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정식 공판절차로 이 부회장이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재판부는 이날 전문심리위원 의견 진술이 이뤄짐에 따라 오는 21일 오후 2시 5분으로 예정된 최종변론기일에서 당일 10시 10분부터 특검과 변호인 각각 40분 범위 내에서 의견진술을 할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특검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전문심리위원회 결과를 보면 8시간 점검한 것으로 나오는데, 제일 우려했던 것”이라며 “16~18개 항목 중 점검된 건 2~3개 밖에 없고 나머진 점검이 안 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그 결과가 나왔다면 적어도 쌍방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는 게 올바른 소송 진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재판장은 필요하면 오전에 의견을 내라면서 의견이 어떻게 나오든 결심하겠다고 먼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반면 변호인 측은 “특검은 기일마다 평가 기간이 짧고 부족하다고 하는데, 내용에 어떤 점이 부족하고 보완돼야 하는지 구체적인 말은 없고 기간이 부족하다는 말만 한다”며 “이는 절차만 길게 가져가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준법감시위가 나온 지 10개월 됐는데, 모든 걸 완벽히 돌아가게 하려면 10년은 걸린다”며 “모든 평가와 의견은 기본적으로 평가 목적과 관련해서 하는 것이지, 평가를 위한 평가는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재판부는 오는 21일로 예정된 재판을 특검과 변호인 측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는 기일로 진행하기로 했다. 최종변론기일은 이날 다시 정하기로 했으나, 연말이라 재판 일정을 잡기 쉽지 않은 관계로 오는 30일을 최종변론기일로 잠정 결정했다.


재판부 결정이 나오자 양측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재판부가 특검 측 무리한 주장을 여러 번 받아주다 보면 결국 재판부가 어린아이 응석받아주듯 기일이 지정된 것 아닌가”라며 “몹시 실망스럽다”고 했고, 특검 측은 고성을 지르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변호인은 “잘못된 비유였다”며 사과했고, 특검 측은 “재판장께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앞서 이날 재판부가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과 이 부회장 측이 추천한 김경수 변호사는 준법감시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추천한 홍순탁 회계사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강 전 헌법재판관은 준법감시위 실효성에 대해 “전반적으로 보면 준법감시위가 종전보다 강화된 준법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홍 회계사는 준법감시위 활동을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16개 항목으로 구분해 준법감시위 활동을 평가한 결과 13개 항목에서 ‘상당히 미흡’, 3개 항목에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준법감시 제도가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김 변호사는 삼성이 준법감시위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최근 총수가 대국민 사과와 준법 의지를 표명했다”며 “공개적 대국민 사과와 약속은 ‘국민과의 약속’ 수준으로 각인돼 있고, 삼성그룹의 준법경영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크므로, 최고경영진의 준법 의지를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준법감시체계는 현재 실효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준법지원인의 역할 강화, 최고경영진의 의지 등도 위원회의 실효적 운영을 지원해 지속가능성에도 문제없다”고 말했다.


평가가 나오자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입장을 통해 “전문심리위원 평가 의견을 위원회 활동에 대해 제3자의 검증을 받는 좋은 기회로 여기고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는데 적극 참고하겠다”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위원회에 주어진 소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심리위는 오는 9일까지 재판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특검과 변호인, 피고인, 전문심리위원 3인 모두 일반에 공개를 동의할 경우 개인정보와 기업정보 등을 비실명 처리해 서울고법 홈페이지에 공개할 방침이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은경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