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기범 취재하다 사랑에 빠져 가정도 직장도 모두 버린 女기자

美 여기자, 금융사기범 취재 이어가다 사랑에 빠져

직장에 사표, 남편과는 이혼

인터뷰 내용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화제

금융사기범을 취재하면서 사랑에 빠져 직장과 가정을 버린 여기자의 사연이 화제다.

ⓒ마틴 슈크렐리, 크리스티 스마이드

21일(현지시간) 미국 패션매거진 엘르는 블룸버그 기자 출신인 크리스티 스마이드(37)가 자신이 취재하던 금융사기범 마틴 슈크렐리(37)와 약혼하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게 된 사연을 다뤘다. 엘르가 스마이드와의 인터뷰를 공개한 것.

스마이드와 약혼한 슈크렐리는 월가의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지난 2015년 제약회사 튜링을 창업해 최고 경영자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러나 그는 에이즈 치료제인 다라프림의 특허권을 사들인 뒤 한 알에 13.5달러(약 1만5000원)였던 약값을 750달러(약80만원)로 인상, 무려 55배나 폭리를 취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논란으로 그는 미 하원 청문회에 서게 됐고, 이 청문회에서 그는 운동복 차림으로 나와 모든 질문에 비웃으며 "불리한 질문에 답하지 않을 권리를 명시한 수정헌법 5조에 따라 답변하지 않겠다"는 말만 되풀이해 공분을 샀다.

이후 그는 체포됐고, 이 소식을 특종으로 보도한 기자는 스마이드였다. 스마이드는 슈크렐리를 지속적으로 취재했고,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깊어졌다. 스마이드는NYT에 "슈크렐리가 (2017년) 재구속된 이후 사랑에 빠진 것 같다"며 감옥 면회실에서 첫 키스를 했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ELLE

스마이드는 2018년 블룸버그에서 퇴사를 감행했고, 그 다음해엔 이혼까지 했다. 스마이드는 "쉬크렐리와의 관계는 어느 순간부터 기자와 취재원 그 이상으로 발전했다"며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슈크렐리는 엘르를 통해 인터뷰가 공개된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스마이드와 연락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전화 통화는 지난 여름이었고, 접촉한 것은 그 이전인 2월이었다고 고백했다.

슈크렐리 측이 엘르에 "스마이드가 앞으로 하는 일들에 행운이 있길 바란다"는 입장문을 전했지만 스마이드는 "슈크렐리가 겁을 먹은 것 같다"며 "그가 석방되는 2023년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Christie Smythe Twitter

스마이드는 이 사연이 알려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사람들이 어떻든 사연을 공개하게 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음 속에만 담아두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모를 것"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슈크렐리는 현재 증권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18년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자사 기자와 취재원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슈크렐리에 대한 스마이드의 보도에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면서도 "그러나 슈크렐리에 관한 스마이드의 행동은 블룸버그 기자로서 맞지 않다. 스마이드는 사표를 냈고 우리는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