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현대중 '건설기계 메이저 등극'…두산 '자구안 마무리'


입력 2021.02.05 17:22 수정 2021.02.05 17:26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두산인프라코어-현대건설기계 점유율 세계 7위로

R&D 자원 집중, 영업망 공유 등 시너지 효과 기대

두산그룹 3조원 자구안 이행으로 구조조정 일단락

두산인프라코어(왼쪽)과 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 ⓒ각사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최종 확정함으로써 단숨에 세계 7위 수준의 건설기계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로 자구안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고통스런 구조조정을 끝내게 됐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와 KDB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은 5일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34.97%를 8500억원에 인수한다.


이번 인수를 통해 현대중공업지주는 건설기계 시장 국내 선도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를 보유하게 됨으로써, 건설기계 국가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조선과 정유, 건설기계까지 국가 기간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특히 건설기계 부문에서는 ‘규모의 경제’ 확보 뿐 아니라 효율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및 업체의 주력 분야 강화를 통한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


영국 건설정보업체 KHL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점유율은 3.3%로 세계 9위, 현대건설기계는 1.2%로 22위를 기록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두 회사를 동시에 거느리게 되며 일약 점유율 4.5%의 세계 7위 업체가 탄생하게 됐다.


두 회사는 같은 건설기계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두산인프라코어는 굴착기와 휠로더, 굴절식 덤프트럭 등 중형 기계에, 현대건설기계는 지게차와 산업 차량 등 초대형 기기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양사 결합으로 상품 다양화와 비용 절감 등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탄탄한 해외 영업망을 활용한 시너지도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중국 굴착기 시장에서 전년 대비 22.4% 증가한 1만8686대를 판매하며 10년래 최대 판매 기록을 세우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는 중국 굴착기 시장에 진출한 해외 기업 기준으로 2015년 13% 가량이었던 시장점유율을 현재 23%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세계 1위 업체인 캐터필러(CAT)와 1, 2위를 다투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책으로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양사가 공동 세일즈를 통해 앞으로도 판매량을 대폭 늘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의 고용 안정은 물론 기존 거래선 유지에도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건설기계 업계에 친환경 및 무인·자동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발 빠른 기술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R&D 투자에 양사의 자원을 집중할 수 있는 것도 큰 기대효과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지주를 통해 각 법인의 독립경영체제를 지원하고, 연구개발(R&D)부문 강화 및 중복투자 조율 등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전기 굴삭기, 무인·자동화 등 미래기술 관련 집중 투자로 세계 건설시장에서 세컨티어(Second tier)에 위치한 양사의 위치를 글로벌 톱 티어(Top-tier) 회사로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향후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와 중국 등 주요 국가에 기업결합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며, 3분기 내 인수절차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국내 최정상 건설기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영업 노하우 및 훌륭한 인재들을 맞이하게 돼 기쁘기도 하지만, 성장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마음이 무겁다”며 “두 회사가 세계시장에서 톱 티어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시장흐름 변화에 맞춘 미래기술 투자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두산그룹 역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확정으로 구조조정을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두산그룹은 3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 실행을 위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타워 등 주요 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하고, 지난해 말에는 두산중공업에 대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여기에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대금까지 더해지면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 두산중공업과 두산퓨얼셀을 중심으로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