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 등 색조 중심 화장품에 신재생 에너지까지
펫 푸드·AI 도 눈독…“무리한 사업 확장 독 될 수도”
패션·뷰티업계가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업체들은 화장품 사업에, 뷰티기업들은 펫 푸드, 신재생 에너지에 이어 인공지능(AI) 플랫폼 사업까지 진출을 꾀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 내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사업 확장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8년 첫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연작’을 론칭한 데 이어 지난해 말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 맞춤형 뷰티 브랜드 ‘로이비(LOiViE)’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공식 온라인 뷰티 쇼핑앱인 ‘S.I 뷰티(BEAUTY)’를 출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공식 수입사로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40여 개의 글로벌과 자사 뷰티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로 레깅스 브랜드 1위에 오른 젝시믹스도 색조 화장품 중심의 코스메틱 라인을 신규 론칭하며 뷰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제품은 ‘벨벳크림 립틴트’, ‘젤리볼륨 립틴트’ 2가지로 발색력, 보습력에 중점을 둬 운동을 할 때나 마스크를 쓰고 벗는 과정에 립 컬러가 지워지지 않도록 50명의 품평단이 300번 이상 테스트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젝시믹스는 향후 운동 시 땀에 지워지지 않는 고정력이 좋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뷰티업체들 역시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펫 푸드 시장을 공력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프리미엄 펫 푸드 브랜드 ‘시리우스 윌’을, 애경산업은 프리미엄 펫 케어 브랜드 ‘휘슬’을 운영하고 있다.
클리오는 내달 콜라겐을 원료로 한 건강기능식품을 론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클리오는 이달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식음료 및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생활용품의 제조, 유통·판매를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연구개발 생산방식(ODM) 화장품 제조업체인 코스맥스 역시 화성 공장 등에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30년 동안 축적해 온 화장품 연구·개발 노하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도 구축할 계획이다.
앞서 코스맥스는 올 초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20명 내외로 구성된 디지털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융합·산업전문가인 설원희 전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영입한 바 있다.
이처럼 패션·뷰티업체들이 본업을 벗어나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이유는 업계 간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본업만으로는 높은 성장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무리한 사업 확장이 향후 회사의 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국내외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어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수익성 확보가 더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도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무리한 사업 확장은 경영난, 구조조정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조사나 기존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지 등을 충분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