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명작’ 피처폰에서 ‘부진’ 스마트폰까지…LG 휴대폰 흥망사


입력 2021.04.05 14:54 수정 2021.04.05 15:01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1995년 ‘화통’ 브랜드로 시작해 2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세계 3위에서 누적 5조 적자…‘초콜릿폰’ 영광 재현 실패

LG전자 피처폰 ‘초콜릿폰’.ⓒLG전자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피처폰 시대를 주름잡던 LG전자 휴대폰 사업이 26년 역사를 뒤로하고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세계 최초 상용화로 기대를 모았던 혁신 폼팩터(기기 형태) ‘LG 롤러블’도 예고 영상을 끝으로 빛을 보지 못한 채 사라지게 됐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 31일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1995년 첫 휴대폰인 ‘화통’을 시작으로 휴대폰 시장에 뛰어든 지 약 26년 만이다.


당시 LG전자는 현재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의 전신인 LG정보통신으로 모바일 사업을 시작했다. 2000년에는 LG전자와 LG정보통신을 합병했다.


피처폰 시절 LG전자는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2010년 3분기엔 분기 판매량 2800만대를 기록하며 글로벌 3위 사업자로 발돋움했다.


LG폰의 명작을 꼽으라면 ‘초콜릿폰’, ‘프라다폰’, ‘G3’ 등 세 가지가 흔히 거론된다. 앞서 두 제품은 피처폰 시절 출시됐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비슷비슷한 모양이지만, 당시만 해도 각양각색의 생김새로 사용자의 개성을 드러내기 충분했다.


LG전자 스마트폰 ‘G4’(왼쪽)와 ‘G3’.ⓒLG전자

2005년 출시된 초콜릿폰은 가수 소녀시대의 광고 음악과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외관과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소위 말해 ‘대박’을 쳤다. 프라다폰도 마찬가지다. 그땐 명품과 스마트폰의 협업이 흔치 않았는데, 명품 마니아층의 소장 욕구를 자극했다.


하지만 피처폰에서 승승장구하던 LG전자는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잠시 주춤하다 도태됐다.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하고 삼성전자가 부랴부랴 ‘갤럭시’를 내놓을 때 LG는 피처폰의 영광에 취해있었다.


이후 한참을 헤매던 LG전자는 ‘옵티머스’ 시리즈로 부활을 노린 뒤 2014년 G3로 겨우 스마트폰 시장에 안착했다. G3는 1000만대 이상 팔리면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듯했으나 잠시뿐이었다.


MC사업본부는 바로 다음해인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 규모다.


2015년 출시한 ‘G4’와 첫 V 시리즈인 ‘V10’이 나란히 부진했던 탓이다. V10은 제품이 계속 부팅을 반복하는 ‘무한 부팅’ 현상이 발생하는 등 결함으로 논란이 됐다. 모듈형 ‘G5’도 유격 현상으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계속되는 적자에 위기감을 느낀 LG전자는 지난해 기존 스마트폰 전략에 칼을 댔다. 상반기 두 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하던 방식을 버리고, ‘매스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웠다.


LG전자 롤러블 스마트폰 ‘LG 롤러블’. LG전자 ‘CES 2021’ 프레스컨퍼런스 영상 캡처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못지않은 제품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려는 의도였다. 그동안 LG전자 스마트폰 대표 브랜드였던 ‘G 시리즈’도 버렸다.


그렇게 선보인 것이 ‘LG 벨벳’과 ‘LG 윙’이다. 특히 LG 윙은 국내에 출시된 ‘이형(異形)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이 책정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절치부심’해서 내놓은 두 제품 모두 흥행에 처참히 실패했다. LG 윙은 출시 초기에 두 화면 사이 매끄럽지 못한 애플리케이션(앱) 전환이 문제시됐다. 구형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벼랑 끝에 내몰린 LG전자의 ‘마지막 승부수’는 ‘LG 롤러블’이었다. 올해 1월 LG 롤러블이 CES 2021서 공개된 뒤 시장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5초 분량의 짧은 예고 영상을 통해 공개됐음에도 국내외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스마트폰 시장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새로운 제품·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것)’였던 삼성전자가 어느새 애플마저 넘보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퍼스트 무버(First Mover·시장 선도자)’가 된 것처럼, 롤러블폰 시장은 LG전자가 주도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랐다.


하지만 세계 최초 타이틀을 노린 롤러블폰은 사업 철수로 빛조차 보지 못하게 됐다. 과거 ‘명작’을 뽑아내던 LG폰에 대한 대중의 향수는 컸다.


과거 국내에서 여러 제조사가 선의의 경쟁으로 좋은 제품들을 선보이던 시절처럼, 다양한 사업자가 경쟁하는 시장이 지속되길 기대했던 만큼 업계에서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은경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