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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석의 퍼팩트] 반도체 패권 경쟁에 손발 묶인 삼성


입력 2021.04.12 07:00 수정 2021.04.12 07:47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합종연횡·대규모 투자 속 공급대란...국가적 이슈로 확대

경쟁력에 대응력도 요구...글로벌 역량 기업인 활용해야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심상치 않다.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은 앞다퉈 합종연횡과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공급대란이 발생하면서 반도체 수급 문제는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사업 인수합병(M&A) 발표에 이어 최근 미국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WD)은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검토 중이다. 또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 업체 타이완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3조원) 투자를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태세다.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 본격화로 반도체 실적이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투자와 M&A의 효과는 당장이 아닌, 나중에 나타나고 반도체는 그 어떤 분야보다 적기 대응이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와중에 반도체 수급이 글로벌 이슈로 부상하면서 반도체는 이제 국가적 차원의 문제가 되고 있다. 전 세계 각국에서 반도체를 핵심 안보 자원으로 삼고 자급론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정치적 이슈에서부터 무역 문제로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는 미국과 중국간 반도체 패권 경쟁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수급난 해소를 위한 생산력 확보 경쟁이 갈등으로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빅2의 갈등 한복판에 놓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미국 정부는 반도체 공급난 해소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삼성전자를 초청하기까지 한 상황이다. 백악관이 삼성전자에 반도체 수급난 타개를 위해 미국 현지 투자 등을 요구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사업을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이나 생산 경쟁력 향상이 아닌 정치적 대응력까지 요구받게 된 것이다. 대규모 투자나 M&A를 통해 시장에 적기 대응하는 것뿐만 아니라 외교력과 협상력을 통해 이해관계가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신속한 결정과 대응이 더더욱 중요해진 시점인데 삼성의 상황은 사실 최악에 가깝다.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영어의 몸인 상황으로 대규모 투자·M&A와 중요한 결정들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또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활용할 수 없는 실정으로 적기 대응력 부재로 인한 경쟁력 상실이 우려된다.


반도체는 이제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문제가 됐다. 정부와 기업. 민과 관이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대응해도 향후 변화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가능하다면 모든 자원을 가용해야 하고 단 한 사람의 힘이라도 보태야할 시점이다. 그 사람이 글로벌 네트워크와 인맥을 갖추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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