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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에 오토바이까지”…배달라이더 모시기 출혈전쟁 극심


입력 2021.05.04 07:00 수정 2021.05.03 17:26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쿠팡이츠·배민, 친구초대 이벤트…단건배달시장 선점에 라이더 확보 중요

일각선 “교통사고 위험↑…복지·리스크 등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해야”


배달업계의 라이더 확보 경쟁이 출혈경쟁으로 번지고 있다.ⓒ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캡처

“친구 초대하고 친구도 나도 배달하면 오토바이 등 푸짐한 경품 혜택을 드립니다.”


“추천 받은 친구가 첫 배달하면 친구와 회원님께 각각 2만원 드립니다.”


배달업계의 라이더(배달기사) 확보 경쟁이 출혈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업계 간 ‘단건배달’ 경쟁이 치열해지자 신규 라이더 확보를 위해 현금, 오토바이까지 내걸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제살을 깎아먹는 출혈경쟁보다는 안전 등 라이더들의 근무환경 악화에 따른 처우 개선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4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 배달의민족(배민) 등은 라이더로 친구를 초대할 시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배달파트너로 친구 3명 이상을 초대한 후 첫 배달을 완료한 이들 중 배달 건수를 합산해 1등에게 최신형 오토바이(그란투스)를 제공한다.


2등은 전동 자전거(퀼리바이크), 3등은 전동 킥보드(타이탄X)다. 4등(50명)은 3만원 상당의 스타벅스 상품권을 지급한다.


또한 배달파트너인 이용자가 친구를 초대해 7일 안에 1건을 배달하면 친구와 배달파트너 모두에게 1만원씩 지급하는 이벤트도 실시 중이다.


배민 역시 추천 받은 친구가 첫 배달을 하면 추천자와 추천받은 친구에게 각각 2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더 많은 친구를 초대할 수 있으며, 최대 5만원까지 수령 가능하다.


이처럼 배달업계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배달원 한명이 한 집만 배달하는 단건배달 경쟁이 심화되면서 라이더 확보가 중요해진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19년 쿠팡이츠가 단건배달을 최초로 도입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무섭게 치고 나오자 배민, 위메프오, 티몬 등도 뛰어들기 시작했다.


배민은 오는 6월1일부터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ONE)’을 출시해 서울 일부 지역에 우선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위메프오도 위치 기반 서비스 개발 전문 기업인 LK ICT와 업무협약을 맺고 음식 주문과 배달 라이더를 1대1로 매칭하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연내 단건 배달 서비스 개발을 완료해 배달 대행사를 활용한 1대 1 배달, 개인 배달 라이더와 1대 1 매칭 서비스 등 다양한 단건배달 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다.


티몬 역시 배달 시장 진출을 위해 관련 인력을 공개 채용하고 있다.


단건배달은 한 명의 라이더가 한 건의 주문만을 처리하기 때문에 묶음 배달보다 더 많은 라이더가 필요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배달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배달기사를 확보 할수록 유리하다.


문제는 라이더 확보를 위해 서로 제살을 깎아먹는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112억원의 적자를 냈다. 쿠팡이츠도 마찬가지다.


마케팅 경쟁과 프로모션 비용 지출 등으로 적자인 상황임에도 대규모의 비용을 쏟아 부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단건배달 시 배달기사에 지급하는 배달비는 평균 6000원 이상이 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시적인 마케팅에 앞서 배달 라이더들의 처우 개선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배달업 특성상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각종 범죄에 노출될 수도 있다.


배달노동자 노조인 ‘라이더유니온’도 지난달 28일 국회의원들에게 노동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 달라며 기자회견을 열기도 있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달 대행업체와 관련된 법적 규제 장치가 전혀 없다”며 100% 사용자부담 산재 적용, 최저임금 안전배달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 교수는 “단순히 배달원만을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닌데 현재 배달업체들은 라이더 수 확보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적인 측면뿐 아니라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배달라이더들의 교육은 물론 복지, 사고 등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배달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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