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인셉션' 4월 30일 발매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던 빌리어코스티와 더오(the O)가 밴드 ‘문콕’(MOONKOCK)으로 뭉쳐 신곡 ‘인셉션’(Inception)을 지난달 30일 발매했다. 두 사람은 개인 활동 이전 밴드 ‘문패트롤’ 멤버로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바 있다. 멀리 돌아 다시 문콕으로 뭉치게 된 건 ‘뜨거웠던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 추억 때문이다.
어렸고, 음악에 대한 열정만으로 똘똘 뭉쳐있던 당시였지만 그들에게는 ‘뜨거움’이 있었다. 개인 활동을 하는 동안, 시간이 흐른 만큼 많은 것이 달라졌다. 서로의 달라진 점으로 외적인 것을 꼽으며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그간의 활동은 두 사람을 성장시켰다. 음악적인 성장은 물론, 하나의 음악을 만듦에 있어서 유연함도 갖게 됐다. 여기에 밴드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던 그 때의 마음가짐을 취하면서 두 사람의 각기 다른 감성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
-문패트롤 활동 이후 각자 활동을 하시다가 다시 ‘문콕’으로 뭉친쳤죠.
오: 서로 추구했던 바가 달라 각자 멀리 돌아왔던 것 같습니다. 문패트롤 활동 당시가 어렸고 뜨거웠던 때여서 다시 한 번 불씨를 붙여보고자(웃음).
홍: 페스티벌이나 공연에서 선곡을 할 때 가끔 문패트롤 시절의 곡들이 떠올랐어요. 그 중에 ‘홀리데이’(Holiday)나 ‘하트브로큰’(heartbroken) 두 곡으로 공연을 할 수 없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 다시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개별적으로도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죠. 따로, 또 같이 하는 활동들이 두 사람에겐 어떤 의미인가요.
오: 넓은 스펙트럼을 소유하길 항상 꿈꿔왔었는데 이렇게 해볼 수 있는 부분이 장점인거 같습니다. 솔로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을 문콕에 대입해볼 수 있는. 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요.
홍: 문패트롤의 기타리스트로 돌아간 느낌이에요. 순수하게 밴드를 했던 그때의 열정을 다시 기억하게 해주는 의미가 있습니다.
-각자 음악 활동을 하고 다시 뭉친 만큼, 확실히 이전(문패트롤)과는 점들이 있을 것 같아요.
오: 음악적으로 많이 차분해졌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문패트롤 때 어법을 지금 다시 써보라면 잘 안 될 것 같아요. 지금은 그보다 조금 더 차분해졌다 생각합니다.
홍: 문패트롤 시절에는 밴드 음악이 저희의 전부였던 것 같아요. 작은 결정도 양보 할 수 없을 만큼 밴드에 집착 했던 시기였어요. 멤버와 다툼도 많고 의견 조율도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서로의 활동과 병행하다 보니 조금 유연해 진 것 같아요. 곡에 최대한 집중해서 작업을 하고, 혹시 아쉽더라도 그 부분은 각자의 음악에서 더 표현하면 되니까요.
-서로의 달라진 점은요?
오: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어느새 대표님이 되어 있더라고요(웃음).
홍: 동준이는 문패트롤 시절에 자기가 멋있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덜 멋있다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다소 겸손 해졌어요.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신념이나, 가치관은 어떨까요. 비슷한가요?
오: 달라서 보완되는 스타일인거 같습니다. 그래서 ‘우린 참 달라’라는 곡이 나왔던 것 같아요. 물론 농담입니다. 하하.
홍: 서로의 음악적 가치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질문을 받고 생각해보니 알겠어요. 문패트롤 시절에는 실험적이고 유니크하고, 독보적인 밴드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제 그런 욕심은 사라진 것 같아요.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있어선 가치관이 같아요.
-다시 뭉친 두 사람의 밴드 이름이 ‘문콕’입니다. 이름 자체가 굉장히 신선하고 파격(?)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운전자 입장에선 썩 기분 좋은 단어는 아닌데요.
오: 준섭이형이 이미 오래전부터 이미 결정해놨더라고요(웃음).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차량 관련 결과가 대부분이에요. 밴드 문콕이, 차량 문콕을 이기는 그날까지…하하.
홍: 마치 ‘문콕’처럼 기억에 선명하게 각인 되는 음악을 하자, 혹은 반항적인 이미지를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우리가 어렵게 지은 밴드 이름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신곡 ‘인셉션’은 어떤 곡인가요?
홍: 요즘 다들 현실적이지 못한 상황에 살고 있잖아요. 가끔은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변화와 적응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기를 다짐하는 노력을 보여주는 곡이에요. 시간이 지났을 때 꿈처럼 다시 현실이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지금이 현실일지도요. 영화 ‘인셉션’처럼 지금 우리는 비슷한지도 몰라요.
-이번 앨범은 준섭 씨의 곡으로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만들었나요?
오: 작사·작곡은 준섭이 형이 했고 편곡은 제가 했습니다. 기존 밴드 사운드를 최대한 배제해보자고 이야기를 나누고 사운드를 트렌디하게 만들어 봤습니다. 편안한 사운드에 초점을 맞췄어요.
홍: 사운드적인 부분이나 곡 안에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요소를 넣고 싶었어요. 그러면서도 몽환적인 꿈속에 있는 느낌도 살리고 싶었고요.
-이 곡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나요?
어려운 시기다 보니 무엇보다 자존감들이 많이 무너지고 있는 걸 느낍니다. 우리의 작은 위로로 다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업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도 있었나요?
오: 이번에 처음으로 준섭이 형의 곡을 제가 부르게 된 점에 색다른 경험이었고, 재미있었어요. 음악적으로 형을 많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홍: 편곡 작업을 위해서 동준이가 저희 작업실에 왔는데, 두어 번 불러보더니 일주일 후에 편곡을 뚝딱 해오더라고요. 앞으로 문콕 활동 말고도 다른 작업에 쓰기 좋은 친구 같아요. 하하.
-밴드 문콕의 음악적 방향성도 궁금합니다.
감성 록밴드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듣는 분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또는 경험해보지 못한 감성을 자아내는 음악을 해보고 싶어요.
-문콕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오: 코로나가 길어져서 무대에서 찾아뵐 기회가 없어졌잖아요. 대신 앨범으로라도 꾸준히 찾아 뵐 것 같아요. 차곡차곡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고, 코로나가 종식된다면 페스티벌 무대에도 꼭 서고 싶습니다.
홍: 지속적으로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고요. 가을 쯤에는 단독공연도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밴드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두 사람 각자의 솔로 활동에 대한 계획도 들려주세요.
오: 당분간은 회사 일과 개인 곡 작업에 매진하고 있을 것 같네요.
홍: 올해는 더 많은 곡을 써보려고 합니다. OST로, 개인앨범으로도 많은 활동 보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