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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너도나도 IRP 수수료 '0원'…시장 판도 변화 '주목'


입력 2021.05.25 14:39 수정 2021.05.25 15:07        나수완 기자 (nsw@dailian.co.kr)

삼성 이어 미래에셋·신한금투·KB증권 등 가세

증권사 IRP 적립금 비중 2%p ↑...은행 변동 無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뉴시스

증권사들이 잇달아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수료 0원' 선언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은행에 집중돼 있던 IRP 자금이 증권업계로 이동하는 등 연금시장 판도 변화가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이날부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IRP를 가입한 고객 계좌와 기존 가입자 대상으로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KB증권도 6월 중순부터 대면·비대면 가입 계좌 구분 없이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비대면·시중은행을 통해 개설하는 뱅키스 고객을 대상으로 이달 말부터 IRP 무료 수수료를 적용할 계획이다.


처음 무료 수수료 경쟁에 불을 당긴 것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18일 신규 고객에 한해 IRP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7일부터 신규·기존 고객에게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같은 날 유안타증권도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전 고객을 대상으로 확대했으며, 한국투자증권도 이달말 뱅키스를 통해 가입한 비대면 고객에게 이 같은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대신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내달 중 IRP 무료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관련 제반 업무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등도 내부적으로 수수료 면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IRP 수수료 무료 마케팅에 나선 이유는 지난해 주식시장 활황으로 늘어난 ETF·리츠 등 금융상품 수요에 대해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확정기여(DC)형과 IRP 적립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IRP만의 적립 규모는 34조4167억원으로 전년(25조4000억원) 대비 35.5%가량 증가했다.


DC와 IRP는 확정급여(DB)형과 달리 가입자가 해외주식형 펀드·국내외 ETF 등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일반 계좌의 배당소득세(15.4%) 대비 낮은 연금소득세(3.3~5.5%)로 과세된다는 점이 투자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호황으로 지난해부터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증권사 IRP계좌로 퇴직연금을 옮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증권사도 고객 니즈의 변화에 발맞춰, IRP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은행과 보험사에 집중돼 있던 IRP 자금이 증권업계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증권사의 IRP 적립금 비중이 2%p 가량 상승했다.


IRP 적립금 규모를 금융 업권별 현황을 살펴보면 은행의 경우 지난해 6조2000억원 가량 적립금이 증가했지만,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비중(69.3%)에는 변동이 없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적립금 비중은 각각 전년 대비 1.7%, 0.3%씩 줄었다.


반면 증권사의 적립금 비중은 2019년 20.0%에서 지난해 21.9%로 1.9%p 상승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금자산을 증권사를 통해 운용하면 펀드뿐 아니라 국내외 ETF도 편입 가능해 다른 금융사에 비해 높은 수익률에 세제 혜택까지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사의 경쟁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나수완 기자 (ns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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