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그냥 두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 피고인 예견할 수 있었다"
만취한 여중생을 성폭행한 뒤 그대로 방치해 숨지게 한 남학생이 항소심에서도 최장 7년6월 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10대 A군은 지난해 여름 평소 알고 지내던 여학생과 충남지역 한 건물 계단에서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변변한 안주도 없이 많은 양의 술을 마셨다.
이후 A군은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그대로 내버려두고 귀가했고, 몇 시간 뒤 여학생은 토사물이 기도가 막혀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마지막까지 피해 여학생과 있던 것으로 밝혀진 A군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앞서 1심 법원은 "피해자가 정신을 거의 잃은 사실을 알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그대로 둬 숨지게 한 책임이 있다"며 A군에게 장기 10년·단기 5년 형을 선고했다.
범행을 저지른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형량을 정확히 못 박지 않고, 장기와 단기로 형기의 상·하한을 둘 수 있다.
피고인 항소로 사건을 살핀 대전고법 형사1부(백승엽 부장판사)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사건 당일 비가 와 기온이 급격히 내려갔다"며 "피해자를 그냥 두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피고인은 예견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피고인이 반성하는 점 등 일부 감형 사유를 고려해 원심을 파기하고 장기 7년 6개월·단기 4년 6개월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