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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인기몰이에 발목 잡힌 수입맥주


입력 2021.07.16 06:43 수정 2021.07.15 17:33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일본 불매운동 이후 하락세 지속

상반기 기준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

세제개편, 규제 완화에 수제맥주 시장 급성장

제주맥주 이어 세븐브로이도 증시 상장 추진

GS25에서 고객이 맥주를 구매하고 있다.ⓒGS리테일

수입맥주의 수난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2019년 일본 불매운동으로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하면서 작년에는 와인에 주류 수입 1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수제맥주의 급성장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15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맥주 수입액은 1억647만달러로 작년 상반기 1억1252만달러 대비 5.4% 감소했다.


2019년 대비 2020년 상반기에는 24.3%, 2018년 대비 2019년 상반기에는 1.1% 감소한 바 있다. 상반기 기준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셈이다.


이전까지는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지속하며 승승장구했다.


2017년 상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5년 간 맥주 수입 추이.ⓒ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수입맥주의 성장세가 꺾인 것은 2019년 7월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 직후 부터였다. 당시 맥주 수입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던 일본 맥주가 불매운동 여파로 사실상 시장에서 사라지다시피 하면서 전체 수입 맥주 시장도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이어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고 홈파티 수요가 늘면서 와인이 수입맥주 시장을 대신했다. 작년을 기점으로 주류 수입 1위 자리도 와인에게 내줘야했다.


작년부터 맥주 과세방식이 '종가세'(출고가 기준)에서 '종량세'(용량이나 도수 기준)로 개편된 점도 수입맥주 시장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세제개편으로 수제맥주도 수입맥주와 같은 수준의 가격 경쟁이 가능해지면서 수입맥주의 최대 대항마로 떠오른 것이다.


작년 5월 곰표 밀맥주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데 이어 편의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콜라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수제맥주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주류 규제 완화로 수제맥주의 위탁생산이 가능해진 점도 시장 확대에 보탬이 됐다.


대량 생산으로 생산비용을 낮추고 유통 물량이 늘면서 수제맥주 시장은 작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2023년까지 3700억원 수준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제맥주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기업들도 대형화되는 추세다. 제주맥주는 지난 5월 맥주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작년 매출액은 335억원으로 지난 6년간 연평균 148%의 고성장을 지속했다.


상장 이후 첫 TV광고를 시작한 데 6월에는 다크에일 신제품을 출시하며 그간 수입맥주가 차지해온 흑맥주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작년 곰표 밀맥주로 인기를 끈 세븐브로이도 증시 상장을 목표로 IPO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제맥주 인기에 기존 주류업체도 직‧간접적으로 합류하는 분위기다.


롯데칠성음료는 자사 충주공장을 활용해 곰표 밀맥주의 위탁생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비맥주는 최근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인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를 출범시키고 GS리테일,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함께 ‘노르디스크맥주’를 선보였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을 중심으로 패션, 식품업체들까지 수제맥주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면서 MZ세대의 관심을 끈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아직은 타깃층이 한정적이라 전체 시장 비중은 낮지만 기존 주류업체들도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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