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및 군 당국의 허술한 방역 참사’라는 비판
야당, 국정조사 요구 “어물쩍 넘어갈 수 없는 일”
사상초유의 군 집단감염이라는 사태 속에 청해부대원 전원이 조기 귀환을 마쳤지만, 수습 국면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 22일부터 감사를 시작했지만 ‘셀프감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으며, 격리 중인 장병들에게 과자가 담긴 격려품을 보낸 것 또한 구설에 올랐다.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과 맞물리며 ‘정부 및 군 당국의 허술한 방역 참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아프리카 아덴만 해역에 파병된 청해부대 장병은 전체 301명 중 21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군의 자화자찬대로 지난 15일 첫 확진자를 확인하자마자 ‘신속하게 군 수송기를 보내 전원 귀국 조치’ 했으나, 귀국 후 사태수습 과정에서 연일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그중 ‘고래밥 과자 격려품’은 특히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군은 지난 20일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청해부대 장병들에게 ‘고래밥·미쯔·아이비’ 등 시중에 판매되는 과자가 들어있는 격려품 상자를 보냈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원인철 합동참모의장 명의 격려 편지도 함께 들어 있었다.
일부 장병들은 미각·후각을 잃은 상태에서 과자를 격려품으로 보낸 군 당국에 허탈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 관계자는 23일 청해부대 귀국 당시 장병들에게 “귀국하면 무엇을 가장 먹고 싶으냐고 설문조사를 했고, 그 결과 한국 과자가 먹고 싶다는 응답이 많아 과자를 보냈다”고 해명했다.
민간생활치료센터에 격리돼있는 장병들이 1인 1실이 아니라 2인 1실을 사용했던 것 또한 논란이다. 현지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국내 도착 후 확진자들과 함께 다인실에서 격리했는데 재검사 결과 음성이 나온 것이다. 군 관계자는 “일단 PCR 검사를 통해서 양성이 확인된 경우 확진자이기 때문에 방역지침 위반사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집단 감염 사태에 대한 군 내부 자체 감사는 가장 큰 지적을 받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2일부터 합동참모본부, 해군작전사령부, 해군본부, 국군의무사령부, 국방부 관련 부서 등을 대상으로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조사 대상 중의 하나인 국방부가 조사 주체로 나서 ‘셀프 감사’, ‘결국 제식구 감싸기 조사’ 라는 비판이 나온다. 청해부대에 대한 감사는 감사원 또는 민간 조사기관 등 공신력 있는 외부 전문기관이 해야 불신을 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야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 문 대통령의 사과와 함께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청해부대 사태와 관련 “확실히 짚고 국정조사를 해야겠다. 절대 어물쩍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3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청해부대 사태에 고개를 숙였다. 첫 확진자 발생 이후 8일 만에 첫 사과다. 문 대통령은 “청해부대 부대원들이 건강하게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걱정하실 가족들에게도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