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단독·다세대 등 非아파트 '영끌'해 "공급 충분"
하반기 서울 입주물량, 4년간 가장 적은 수준
"근본적 해결책 없는 숫자놀음, 시장 안정 힘들어"
"주택공급을 객관적 수치로 비교해 보면 과거 10년 평균 주택 입주물량이 전국 46만9000가구, 서울 7만3000가구인 반면, 올해 입주물량은 각각 46만가구, 8만3000가구로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결코 지적과 우려만큼 공급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부동산 관련 대국민담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부의 겹겹이 규제로 시장 내 매물이 잠기고 서울 내 주택공급이 갈수록 줄어들어 집값이 상승한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함이다.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현재 시장 과열 분위기를 가져온 것은 아니라고도 못 박았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33만가구 늘었던 수도권 가구수가 올 1~5월간 지난해의 절반인 7만가구 증가에 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수급 요인만이 현 시장 상황을 가져온 주요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정책 실패가 아닌 과도한 기대심리와 투기행위 등이 가격상승을 견인해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른다는 결론이다. 오히려 정부 정책에 따라 앞으로 공급물량은 점차 늘어나고 수요는 누그러져 집값이 곧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홍 부총리가 자신 있게 말한 것과 달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입주물량은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대국민담화 이튿날 뒤인 지난달 30일 국토부가 낸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 입주물량은 전국 31만9000가구, 서울 4만1000가구 규모다.
개별 사업장의 사정에 따라 입주 시기 및 물량 등이 일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홍 부총리가 밝힌 전국 46만가구, 서울 7만3000가구에는 현저히 못미치는 수준이다.
정부가 발표한 입주물량이 이처럼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토부는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값을 산출한 반면, 홍 부총리는 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등 비(非)아파트를 비롯해 공공임대주택 등 모든 유형별 주택을 입주물량에 대거 합산해서다.
통상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주거 선호도가 더 높다는 점을 배제하고 숫자 부풀리기에만 집중했단 지적이 나온다. 서울은 당장 가을 이사철부터 전세대란이 불가피하단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올 하반기(7~12월) 서울 입주예정 아파트 물량은 1만2920가구에 그친다. 홍 부총리와 국토부 통계보다도 더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1만7157가구)와 비교하면 24.7% 감소했다. 최근 4년간 하반기 입주물량 중 가장 적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13만1552가구로 1년 전보다 12.6% 줄었다. 전체 물량 가운데 서울 입주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9.8%로 10%에 못 미친다.
입주 시기에 맞춰 전세물량이 늘어나는데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 규제를 강화해 도심 내 신규 물량 확보가 힘들어졌고 정부의 공급대책은 지지부진하다. 세 부담을 늘리고 임대차3법 본격화로 시장에 새로 유입되는 임대차 수요가 오갈 곳이 없어진 셈이다.
한국부동산원의 7월 넷째 주(26일 기준)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6% 올라 일주일 전(0.15%)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는 지난해 8월 첫째 주(0.17%) 이후 1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시장에서 원하는 건 아파트인데 단순히 입주물량이 많다고 부풀려 말하는 건 국민 입장에서 전혀 공감을 얻지 못한다"며 "이제는 결과로 얘기해야 할 시기인데 집값, 전셋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고 숫자놀음만 하고 있으니 시장 상황은 나아질 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입주물량이 얼마나 된다, 앞으로 몇만가구를 더 공급하겠다 등의 말은 현 정부 8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앞서 계획된 공급대책을 차질없이 실행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