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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2심도 징역 4년…"입시 공정성 심각하게 훼손, 죄질 나쁘다"


입력 2021.08.11 13:36 수정 2021.08.11 13:39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입시비리 전부 유죄…자본시장법 위반 일부 무죄로 뒤집혀

법원 "제도가 문제라는 태도, 본질 흐리고 타인에 책임 전가"

증거은닉교사 유죄…"김경록에게 은닉 지시는 방어권 남용"

정경심 "원심 판결 반복 아쉬워…10년 전 입시, 현재 관점으로 판단 답답"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입시비리 관련 혐의가 전부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원심 판단이 반복돼 유감"이라며 상고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1-2부(엄상필 심담 이승련 부장판사)는 11일 업무방해와 위조사문서 행사, 자본시장법 위반 등 총 15개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다만 벌금 5억원과 추징금 1억4000여만원을 선고한 1심과 달리 항소심은 벌금 5000만원과 추징금 약 1061만원으로 감경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동양대 표창장 등 딸 조민 씨의 이른바 '7대 스펙'을 모두 허위로 판단했고, 정 교수의 관련 혐의(업무방해 등)를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딸 조민의 입시에 활용한 증명서 등은 주관적 과장 평가를 넣은 게 아니라 활동 기간과 내용 등 객관적 사실을 수정하거나 다른 내용을 기재하도록 해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고인의 범행이 없었다면 합격할 다른 지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은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하고 입시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믿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그런데도 입시 제도가 문제라는 태도로 범죄의 본질을 흐리면서 증명서를 작성해준 사람과, 이를 진실하다고 믿었을 입학사정관 담당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딸 조씨의 참석여부가 논란이 됐던 세미나 동영상에 대해서도 "관련 인턴 활동 확인서가 허위라고 판단한 이상, 동영상 속 여성이 조씨인지 아닌지는 확인서 사실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없기 때문에 굳이 판단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조씨를 동양대 연구보조원으로 허위 등록해 보조금을 수령한 혐의(사기·보조금관리법 위반)도 원심과 같이 유죄가 유지됐다.


재판부는 "연구과제에 참여하지 않는 딸을 보조원으로 신고해 보조금을 편취하고 이 돈까지 사용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피고인은 다른 사람을 탓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의 투자 관련 혐의 중에서 차명계좌로 주식을 거래한 혐의(금융실명법 위반)는 1심 그대로 유죄가 인정됐다. 2차 전지업체 WFM 관련 미공개 정보를 사전 취득해 이익을 본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는 1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전체 액수 중 일부만 유죄가 인정됐고, 나머지는 무죄로 뒤집혔다.


1심은 정 교수가 매수한 주식과 실물주권 12만주 중 실물주권 2만주만 무죄로 판단했는데, 2심은 주식을 제외한 실물주권 12만주 전부를 무죄로 본 것이다. 재판부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투자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자산관리인 김경록씨를 시켜 동양대 사무실 자료 등을 은닉하게 한 혐의(증거은닉교사)는 1심 무죄판결이 뒤집혀 유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사무실 압수수색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공소사실 다수가 저장된 컴퓨터를 은닉하라고 남에게 지시한 것은 방어권 남용"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원심 판결이 확증편향적, 선입견 가득한 판결이었기 때문에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반복돼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증거 취득 과정의 여러 위법성 주장들이 무시된 것 같아 아쉽고 10년 전 입시제도를 스펙쌓기라는 현재 관점으로 보며 업무방해로 판단한 것도 바뀌지 않아 답답하다"며 "재판부 논리를 그 시대 입시를 치른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적용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변호인은 조씨의 세미나 참석 여부 논란에 대해서도 "두 증인의 증언으로 조씨의 세미나 참석은 거의 명확하게 밝혀졌는데도 재판부는 그날 참석여부가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판결문을 검토하겠지만 상고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씨가 다녔던 고려대학교도 선고 이후 입장문을 통해 "판결문을 확보해 검토한 후 본교 학사 운영규정에 의거해 후속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 교수는 동양대 표창장을 조작한 혐의(사문서위조)로 2019년 기소된 후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비리, 증거조작 등 14가지 혐의가 추가돼 모두 15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11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지난해 12월 정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범행 동기를 살피면 학벌 대물림, 거대한 부축적과 부의 대물림"이라며 "거짓의 시간, 불공정의 시간을 보내고 진실의 시간, 공정의 시간을 회복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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