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경선 이재명 54.55% '과반'…이낙연 38.48%
자신감 속 대장동 정면돌파…'국민의힘 게이트' 되치기
이재명 경기지사가 26일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 전북지역 순회경선에서 '과반'이란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경선 도중 불거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오히려 안팎에서 공격을 받는 상황에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써 이재명 지사는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진출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이날 전북 완주 우석대 체육관에서 열린 전북 경선에서 득표율 54.55%(2만2276표)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38.48%(1만5715표)로 2위였다. 전날 열린 광주·전남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첫 1위를 차지하며 반전을 노렸으나, 광주·전남 개표 결과와 전북 개표 결과를 합한 호남 경선(25~26일) 종합 득표율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49.70%로 1위를 지켰다. 이낙연 전 대표는 호남 경선 종합 득표율 43.99%였다.
이재명 캠프는 상대 후보의 본거지인 호남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에 고무된 분위기다. 처음 대장동 의혹이 불거졌을 때만 하더라도 판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이날 경선 후에는 "오히려 우리 지지층이 결집한 것 같다. 결선투표 고민도 덜게 됐다"(이재명 캠프 소속 민주당 초선 의원)는 반응이 나왔다. 아울러 경선 후보였던 영남 출신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후보직을 내려놓으면서 이재명 지사 지지를 선언하는 등 승기를 계속 굳혀가고 있다.
호남의 선택을 받아 자신감이 붙은 이재명 지사는 대장동 의혹도 정면 돌파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경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호남 경선 결과에 대해 "전체적으로 기대 이상으로 많이 승리한 것 같다"며 "개혁 민주세력 본향이라 할 수 있는 호남 지역의 높은 지지율은 아마도 내부 균열을 최소화하고 본선에서 승리할 경쟁력을 높여주기 위해 집단지성이 발휘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선 "가짜뉴스와 견강부회, 적반하장으로 세상의 민심을 바꿀 수는 없다"며 "이 사건은 국민의힘과 토건비리 세력의 커넥션"이라고 규정했다.
이 지사는 "화천대유가 누구거냐는 현수막을 붙여가며 마치 제가 화천대유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심을 국민에게 심어보려 했으나, 잠깐 효과는 있어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며 "단언컨대 제가 지금까지는 이 문제로 의심을 받고 약간의 정치적 손실을 봤지만 앞으로는 그나마 5500억원이라도 환수한 것이 잘한 것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퇴직금 논란'을 빚은 곽상도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한 것을 겨냥해선 "도마뱀은 꼬리를 잘라도 도마뱀이다. 국민의힘이 토건세력과 결탁한 부정부패 세력이란 것은 바뀌지 않는다"며 "도둑질 한 사람들이 도둑질을 막으려고 열심히 노력한 사람에게 왜 도둑질을 제대로 못 막았냐고 비난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호남 경선을 앞두고 의원직을 사퇴하는 등 배수진을 쳤던 이낙연 전 대표로서는 뼈아픈 패배가 됐다. 특히 전북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후보직을 사퇴해 무주공산으로 여겨졌던 만큼 같은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으나 예측은 빗나갔다. 남은 경선 지역인 부울경과 경기 등도 이낙연 전 대표에게 유리한 지역이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경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투표에 참여해주신 전북 도민들과 저를 지지해주신 당원동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변함없이 희망을 지니고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경선 전략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해왔던 것처럼 제가 가진 진정한 마음을 더욱 잘 알려드리고 호소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