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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값 폭등에 여기저기 ‘김포족’…식품업계, 포장김치 전쟁 돌입


입력 2021.10.27 06:03 수정 2021.10.26 17:25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마늘·쪽파 등 양념·채소류 가격 급등

김장 비용 보다 포장김치가 더 저렴

하반기 비성수기에도 매출 오를 것 예상

김장철을 앞두고 일부 채소 값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포장김치가 진열되어 있다.ⓒ뉴시스

겨울철 김장시즌을 앞두고 포장김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식품업계 경쟁이 치열하다. 김장의 기본 재료가 되는 채소와 양념 값이 뛰어 오른 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외식이 줄고 집밥 수요가 크게 늘면서 포장김치 수요도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배추 도매 가격(10㎏)은 7524원으로 지난 18일보다 24.56% 올랐다. 무 도매 가격(20㎏)은 1만880원으로 같은 기간 29% 상승했다. 쪽파(이하 1㎏)는 8724원으로 작년보다 55.9% 급등했다.


김장에 사용되는 주요 양념 재료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새우젓은 1㎏당 2만2281원으로 평년에 비해 15.1% 비싸고 배추를 절이는 데 사용되는 굵은 소금은 5㎏에 1만387원으로 41.8%나 뛰었다. 고춧가루(15.7%), 깐 마늘(34.6), 양파(16.9%) 등도 마찬가지다.


이달 중순 들어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서 채소 가격이 폭등했다. 잎채소는 잎이 외부로 노출돼 있어, 한파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 잦은 가을비로 인해 반점이 생기는 배추무름병 피해 역시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가격을 끌어 올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김장철을 앞두고 일부 채소 값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포장김치가 진열돼 있다.ⓒ뉴시스

식품업계는 올해 포장김치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오른 식재료 가격 인상에 김장비용이 국내산 포장김치 가격을 넘어서면서 올해는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 온라인개학 등 외식이 줄고 집밥 수요가 늘면서 포장김치 수요가 함께 상승했다. 여기에 캠핑족의 영향도 톡톡히 받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나들이에 좋은 소용량 편의형 용기 제품이 대거 늘어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김장 비용이 크게 높아지면서 ‘포장김치는 비싸다’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매년 김장비용이 상승하는 반면 포장김치는 대량 산지 계약, 공장 효율화 작업 등으로 가격이 오히려 떨어지면서 집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는 것보다 저렴해졌다.


완제품 김치를 판매하는 대상, CJ제일제당 등은 김포족이 늘어날수록 비수기로 분류되는 11~12월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들 업체는 대용량 김치 제품 판매 및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김장철 수요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완제품 김치 시장은 대상과 CJ가 양분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제조사 매출액 순위는 종가집을 앞세운 대상이 44.7%, 비비고 김치를 앞세운 CJ는 40.2%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두 회사가 전체 김치시장의 85%를 차지하는 셈이다.


대상은 소비자 맞춤형 전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맞춤형 김치 주문 온라인 플랫폼인 ‘종가집 김치공방’이 대표적이다. 필요한 양만큼 주문받아 제조해 당일 출고를 한다. 한 끼 식사에 알맞은 300g 용량부터 1㎏까지 소량 주문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크다.


CJ제일제당은 온라인몰 CJ더마켓에서 이달 31일까지 김치 캠페인을 진행해 김포족 수요 잡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캠페인에서는 기획 상품을 최대 29%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한편, 추첨을 통해 다양한 경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김장이 갈수록 고된 노동으로 인식되고 있는 데다, 포장김치의 편의성과 균일한 맛을 보장한다는 장점 때문에 하반기 매년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업체들이 소량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1인가구를 중심으로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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