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신설 물론 예능·드라마·다큐까지 다양한 콘텐츠 검토
온라인 쇼핑 증가·무신사 등 플랫폼 공세에 차별화 맞불
전통 패션업체들이 웹예능, 웹드라마 등 콘텐츠 커머스에 힘을 주고 있다.
단순히 홍보 차원을 넘어 스토리와 흥미 요소를 더한 영상 콘텐츠를 자체 제작해 고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소통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관측된다.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는 지난 7월 라이브·미디어 커머스팀을 온라인 사업부 내에 신설하고 자체 영상 콘텐츠 역량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PD, VJ 등 방송 관련 인력도 충원했다.
LF는 현재 라이브커머스 방송(라방)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을 향후 예능 프로그램 등으로까지 확대해 콘텐츠 커머스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일찌감치 콘텐츠 커머스에 주력해온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브랜드 한섬은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달 19일 자사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에 선보인 웹드라마 ‘바이트 씨스터즈’의 누적 조회수는 공개 11일 만에 400만뷰를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웹드라마 방영 이후(10월19~30일) 한섬의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의 매출 신장률도 두 배 이상 뛰었다. 특히 극 중 배우 강한나가 입고 나온 시스템 청바지와 배우 이신영이 착장한 타임오므 셔츠·시스템옴므 청바지는 완판되기도 했다.
한섬은 재미와 최신 트렌드를 가미한 웹예능과 패션 관련 웹다큐 제작도 검토 중에 있다.
한섬 관계자는 “기업의 팬덤을 형성하는 브랜디드 콘텐츠 전략이 통했다”며 “한섬 및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온라인몰 SSF샵 공식 유튜브 채널 ‘세사패(세상이 사랑하는 패션)TV’를 통해 패션 정보뿐만 아니라 예능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좋아하는 브랜드의 셀프 화보를 촬영, 홍보하는 ‘화보맛집’ ▲셀럽이 SSF샵 직원이 돼 고객에게 스타일링을 제공하고 상품을 직접 배송하는 ‘배달의 프로들’ ▲부모님의 리즈 시절 패션을 되돌아보는 스타일 역주행 프로젝트 ‘빽투더 의상실’ ▲패션 좀 안다는 사람들의 끝장토론 ‘패션 공론화’ ▲브랜드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는 ‘패션스프’ 등이 대표적이다.
세사패TV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SSF샵은 올 6월말 기준 누적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0% 이상 신장했고 고객 유입률도 55%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은 방송인 광희와 딘딘, 그룹 샤이니 멤커 키, 모델 정혁, 방송인 김구라와 래퍼 그리 부자, 개그맨 이용주, 그룹 여자친구 출신 예린 등 세사패TV에 참여한 연예인들을 통해 콘텐츠 재미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 역시 라방에 토크쇼, 예능 방식을 접목해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코오롱FnC의 아모프레는 지난달 27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방송인 조세호가 출연하는 라방을 진행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조세호가 특유의 입담으로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것은 물론 마치 예능과 같은 진행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까지 전해줬다는 후문이다.
이 방송은 누적 접속자수 18만명을 돌파하며 코오롱몰 라방 중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처럼 패션업체들이 콘텐츠 커머스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쇼핑 거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다 무신사 등 온라인 패션 플랫폼도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9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7.0% 증가한 16조21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월간 역대 최대 거래액이다.
모바일 쇼핑 역시 11조7378억원으로 1년 전 대비 23.0%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콘텐츠커머스는 기업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자사의 상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라며 “웹예능, 웹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다큐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