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취임 후 신규 당원 폭발적 증가
온오프라인 경선 흥행 원동력 작용
지지율 고공행진, 전대 공약도 척척
'당대표는 2선' 여의도 전통 깨고 대선서 영향력 발휘할 듯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5일 마감되며 본격적인 '대선 모드' 전환이 예고된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이 재조명받고 있다. 경선 기간 동안 중립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면서도 '경선 흥행'과 '당 내실 다지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냈다는 평가다.
당 안팎에서는 당원 투표율이 60%를 훌쩍 넘는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며 경선이 마무리된 배경에는 이준석 대표 선출 이후 기존 당원의 두 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신규 당원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각종 커뮤니티 및 SNS에서의 활동량이 높은 2030 젊은 세대가 대거 당에 유입되며, 단순한 '집안 잔치'에 그치지 않고 온오프라인에서 전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관측이다.
이준석 대표가 어떤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인 경선 추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초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뒤쳐지던 홍준표 의원이 2030의 압도적인 지지세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타 결국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국면이 전개된 것은 결국 경선 초반 불거졌던 이준석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이었다는 평이 나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입당 과정에서부터 '당대표 패싱 논란'이 불거지며 캠프 내에서 '이준석 대표 탄핵론'까지 언급되면서 최대치로 치달았던 갈등이 윤 전 총장에 대한 2030의 지지세가 빠지는 계기가 되었고, 당시 이 대표에 우호적인 스탠스를 견지하며 그를 감쌌던 홍 의원이 수혜를 입게 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물론 홍 의원이 오랜 기간 유튜브 방송 등의 컨텐츠로 젊은 층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온 부분도 무시할 수 없지만, 결국 이준석 대표의 팬덤을 흡수한 것이 경선에서 바람을 탈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고 언급했다.
경선 과정 동안 이 대표가 '내실 다지기'에 충실했던 점도 평가할 대목이다. 전당대회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선거 출마 희망자를 대상으로한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 도입을 확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간 보수정당에서 기대하기 어려웠던 신선한 공천 과정을 도입하며 당대표 출마 당시 예고했던 당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대선 후보가 선출되는 11월 5일 전당대회에서 당원의 추인을 받아 한 치 오차도 없이 추진하겠다"며 "유권자들이 국민의힘이 얼마나 정치개혁을 위해 노력하는지 확인할 좋은 어젠다 일 것"이라 전했다.
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조사해 발표한 정당 지지율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37.3%를 기록하며 25.9%에 그친 더불어민주당에 11.4%p 앞서, 해당 조사가 실시된 이래 최대치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맞붙었던 경선 기간 동안 계속해서 하락했고, 그 결과 이재명 후보의 소위 '컨벤션 효과'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며 "반면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국민의힘 지지율은 당 최종 대선 후보가 누가 되든 초반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긍정적인 지표"라 말했다.
종로 보궐 출마 혹은 전국적 유세 지원 전망
최종 경선 후보들, 당대표와 협력 강조 나서
"병참 역할 자임하며 후보 부족한 부분 보충
후보에 가려 존재감 無 과거 당대표와 차별화"
이 대표의 영향력은 최종 대선 후보 선출 뒤에도 지속될 것이라 보는 시각이 많다. 본래 당 대선 후보가 선출될 경우 당무우선권이 후보에게 돌아가며 당대표는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중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지는 것이 전통적인 모습이었지만, 이번 대선에선 이 같은 전통이 확실히 바뀔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2030세대와 중도층에서 탄탄한 지지세를 보유하고 있는 이준석 대표의 존재감 발휘 여부가 대선 후보의 지지율과 당락 여부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한 만큼, 대선 후보도 이 대표와 '상하 관계'가 아닌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는 게 필수라는 것이다.
실제 홍준표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역할과 권한을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했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또한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와 손잡고 큰 그릇의 정당을 만들 것"이라 협력을 다짐한 바 있다.
일각에서 이 대표의 서울 종로 보궐선거 출마를 예측하기도 하지만, 이 대표 측은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당 최종 후보 선출 이후 협의를 통해 종로 출마가 됐든 전국적 유세 지원이 됐든 이 대표의 역할이 분명해질 전망이다.
한 이준석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에게 젊은 세대와 중도층이 확실한 지지를 보이고 있고, 이들의 유입으로 당원과 정당 지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누가 최종 후보가 돼도 후보 및 보수정당의 올드한 이미지와는 확실히 대비되는 만큼 당대표를 배제한 선거운동은 '자살골'이나 다름없을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대선후보와 이 대표가 나란히 선거운동을 하는 그림이 필수적"이라 언급했다.
아울러 "이 대표 스스로 언급했듯 '비단주머니'로 불리는 후보 지원 방안을 대대적으로 준비하는 식으로 병참의 역할을 자임하며 후보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여기에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네거티브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대선후보의 방패가 되어줄 것이다. 쓰임새가 큰 만큼 과거 대선에서 후보에 가려져 존재감이 없던 당대표와는 차별화될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