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 놓친 삼성, 투수 백정현과 38억 FA 계약
남은 FA '골든글러브 포수' 강민호 지키기 총력
백정현(34)이 삼성 라이온즈와 최대 38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삼성은 15일 “백정현과 4년간 계약금 14억원, 연봉 합계 20억원, 인센티브 합계 4억원 등 최대 총액 38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시즌 주장을 맡은 박해민을 LG트윈스(4년 60억)에 빼앗긴 뒤 “다른 내부 FA들은 잡겠다”고 강조했던 삼성은 하루 뒤 백정현과의 계약을 발표했다.
대구상원고를 졸업하고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서 삼성의 지명을 받고 KBO리그에 데뷔한 백정현은 삼성 유니폼만 입고 프로 생활을 이어왔다. 통산 365경기 등판 50승 39패 2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49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2021시즌에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14승)와 평균자책점 2.63으로 에이스급 성적을 올렸다.
백정현은 “계약을 마쳐 마음이 편하다. FA 자격을 얻고 처음 마음먹은 대로 삼성에 남기로 했다”며 “이번 겨울에 구종을 더 가다듬고, 새로운 구종을 장착해 더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제 강민호 타임이다.
삼성은 투수 심창민과 포수 김응민을 NC에 내주고 포수 김태군을 받는 2:1 트레이드를 단행해 주전급 포수를 일단 확보했다. 강민호도 반드시 잡겠다는 입장이지만, 과열된 FA 시장에서 골든글러브 포수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박해민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과열된 FA 시장에서 강민호의 눈높이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강민호는 올 시즌 123경기 타율 0.291 18홈런 67타점으로 골든글러브를 품었다. 수비형 포수에 가까운 김태군과 공격력에서는 비교가 어렵다.
지난 4년 동안 삼성의 안방을 지키면서 투수들 사이에서 큰 신뢰가 쌓였다. 삼성은 여러 명의 포수를 내보냈지만 키우지 못했다. 삼성의 차세대 주전 포수로 꼽히는 김도환은 최근 상무에 입대했다.
한국시리즈까지 넘보는 삼성 입장에서 강민호는 당장 필요한 자원이다.
하지만 강민호를 잡는 것은 녹록하지 않다. 나이는 많지만 그만큼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FA C등급이라 포수가 절실한 팀들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보상 선수로 유망주 내지는 즉시 전력감에 대한 유출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강민호의 올해 연봉 5억 원의 150%인 7억 5000만원만 삼성에 보상금으로 주면 정리된다. 국가대표를 거친 골든글러브 포수의 가치를 생각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지출이다.
삼성으로서는 박해민의 공백을 메우는 것 만큼이나 강민호를 붙잡는 것도 매우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