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토스증권 서비스 확대
신한 ‘신용조회’ 탑재, 편리함 강화
“시장 주도권 확보 경쟁 치열할 것”
마이데이터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빅테크 증권사인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서비스 개선을 본격화 한다. 기존 증권사들도 MTS 기능을 추가하거나 신규 개발에 나서면서 변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 폭이 더욱 확대된 만큼 실용성을 바탕에 둔 디지털 서비스 혁신이 잇따를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빠르면 내년 1월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출시한다. 국내·해외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동시에 가능한 MTS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주식 투자 초보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매매 프로세스를 만들고 투자 경험이 많은 사용자를 위한 풍부한 차트와 종목 검색 기능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은 현재 MTS가 출시되지 않았음에도 518만 명이 넘는 증권계좌 고객을 갖고 있어 MTS 출시로 최소 1000만개 이상의 증권계좌 확보가 가능하다”며 “증권 계좌를 기반으로 투자, 대출, 보험 등으로 전이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스증권도 지난 2일 MTS 내 해외주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브랜드·키워드 검색 기능 강화와 함께 자체 개발한 ‘해외뉴스 AI 번역 엔진’으로 해외주식 정보에 대한 양과 질을 높였다. 외화를 미리 환전하지 않아도 주문과 동시에 자동 환전이 진행돼 간편하게 매수할 수 있다.
지난달 한 달 간 진행된 토스증권 해외주식 서비스 사전 신청에는 70만 명이 몰렸다. 이 중 절반이 넘는 64.2%는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증권은 내년 초까지 투자 가능 주식·ETF를 5000여개 종목으로 확대하고 내년 1분기 중 해외주식 소수점 투자를 개시해 MZ세대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기존 증권사들도 사용자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MTS로 개편하거나 신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MTS에서 미국 장외주식(OTC)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새로 출시했다. 투자자들은 종가 정보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투자 방식과 달리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거래할 수 있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MTS 원큐스탁을 출시해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메뉴를 구성하고 화면을 보는 방식을 변경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다.
MTS 최초로 신용조회 서비스를 개시한 증권사도 등장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신용조회 및 변동내용, 카드, 대출, 연체, 보증 현황 등 신용 점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내 신용조회’ 서비스를 MTS 신한알파에 탑재했다. 향후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와 결합한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전면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앞두고 디지털 자산관리 시장 선점을 둘러싼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개인 주식 약정 90% 이상이 비대면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기존 증권사들도 리테일 채널은 사실상 비대면화 됐다”며 “핀테크 증권사와 기존 증권사간 MTS 경쟁은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를 예상하기 쉽지 않아, 당분간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양 측의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