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연말 한국도로공사-현대건설-한국도로공사와 대결
현재 V-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상대들..김호철 감독 첫 승 내년?
IBK기업은행이 8연승의 한국도로공사전을 시작으로 가시밭길 여정에 돌입한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은 23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서 펼쳐지는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도로공사와 충돌한다.
창단 이래 역대급 혼란에 빠진 IBK기업은행을 구하기 위해 부임한 김호철 감독의 여자배구 데뷔 첫 승리가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호철 감독도 지난 18일 흥국생명전 셧아웃 패배 뒤 “역시 쉽지 않네요”라고 말했다.
라셈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 불러들인 외국인선수 산타나는 지난 18일 데뷔전이었던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7득점(공격 성공률 33.33%)에 그칠 정도로 좋지 않았다.
동료들과 손발을 맞춘 것도 하루 이틀에 불과했고, 첫 경기에 따른 부담 등을 감안해도 기대치를 밑돌았다. 김호철 감독도 산타나에 대해 “몸 상태가 전혀 만들어져 있지 않다.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진단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연말연시 일정은 가혹하다. 연말까지 3경기를 치르는데 상대가 창단 이래 연승 타이기록에 도전하는 한국도로공사와 2경기, 9할 승률의 ‘1강’ 현대건설이다.
도로공사는 지난 19일 GS칼텍스를 누르고 8연승을 달리며 2위(승점34)로 올라섰다. 23일 IKB기업은행을 잡으면 팀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도로공사는 2012-13시즌, 2014-15시즌 두 차례 9연승을 질주했다. 지금의 기세라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고 신인’ 세터 이윤정의 기대 이상 활약과 외국인선수 켈시의 위력이 불을 뿜고 있다. 도쿄올림픽 이후 휴식 없이 달려와 체력적으로 지쳤던 ‘에이스’ 박정아도 살아나고 있다. 정대영·임명옥·배유나 등 베테랑들의 헌신도 돋보인다. 개막 12연승을 내달렸던 현대건설에 유일하게 1패를 안긴 팀이 도로공사다. IBK기업은행으로서는 매우 버거운 상대다.
도로공사에 막혀 개막 13연승에 닿지 못했던 현대건설은 이후 4연승을 달리며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 도로공사와는 무려 승점14 차이다. 긴 연승이 깨지면 일시적으로 연패에 빠질 수 있는데 현대건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리그 반환점도 돌지 않았는데 벌써 16승(1패)째를 챙겼다. 9할 이상의 승률을 찍고 있는 현대건설은 여자배구 역대 최고 승률에 도전할 만한 기세다. V리그 출범 이후 여자부에서 이렇게 압도적인 1위 팀은 없었다.
블로킹 1위를 달리는 ‘연봉퀸’ 양효진과 풀타임 주전 첫 시즌의 이다현으로 구성한 센터진은 현대건설을 튼튼하게 지탱한다. 1라운드 MVP로 선정된 외국인 선수 야스민(미국)의 막강한 공격도 인상적이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주전들이 고르게 활약한다는 점은 현대건설의 가장 큰 강점이다. 정말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IBK기업은행이 힘겨운 연말 3연전을 마치고 맞이하는 내년 첫 경기에서는 ‘트레블’ 위업을 달성한 GS칼텍스와 격돌한다. 도로공사와 치열한 2위 다툼을 하고 있는 팀이다. 이후 현대건설을 또 만난다. 그야말로 가시밭길 여정이다.
험난한 경기일정에서 예상 밖의 승리를 따낸다면 반전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객관적인 전력과 현재 분위기를 봤을 때, 어려워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반등다운 반등 없이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IBK기업은행이 바라는 새로운 변화, 그리고 안정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IBK기업은행이 자초한 시즌 초반 파행의 여파를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