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계기로 4050 온라인 소비 증가세
퀸잇 등 전문 패션앱 고성장 속 무신사도 도전장
패션업계의 4050 꽃중년층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전유물로 여겨졌던 온라인 패션 시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중장년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블루오션(경쟁자가 별로 없는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4050 중장년층을 위한 전문 패션앱이 잇따라 등장하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퀸잇이다. 퀸잇은 패션의류 및 잡화를 필두로 골프웨어, 아웃도어, 액세서리, 언더웨어, 뷰티, 명품을 연달아 런칭하며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올리비아로렌, 지센, 조이너스 등 600개 백화점 브랜드가 입점해 앱 출시 1년 2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300만건을 돌파했다. 작년 월간 거래액은 연초 대비 20배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세에 작년 5월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55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기세를 몰아 퀸잇은 올해 3040 고객 매출액 10배 성장을 목표로 영캐주얼 브랜드를 적극 유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백화점 브랜드 중심의 1년 차 미만의 상품 비중을 지속 확대해 프리미엄 패션앱으로의 입지 강화에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인공지능(AI) 개인화 추천 서비스 개발 등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고객별 스타일 선호도에 따라 개별 상품을 분류 가능하도록 하는 동시에 브랜드별 상이한 사이즈 정보를 데이터화하고 이를 고객 데이터와 연동해 개인 맞춤형 사이즈 추천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은 4050세대를 겨냥한 포스티를 출시해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포스티는 판매하는 모든 브랜드 상품 본사와 직접 계약해 고유의 품질을 유지하는 차별화 전략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패션부터 아웃도어·골프 브랜드까지 200여개가 입점돼있다.
스탁컴퍼니가 운영하는 자사몰 아이스탁몰도 400여개의 브랜드와 15만여개의 상품을 무기로 80만원의 회원을 보유하며 4050 남성들의 무신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패션 플랫폼 업계 최초로 거래액 2조원 시대를 연 무신사 역시 올 상반기 내 4050 여성을 겨냥한 신규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며 관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나섰다.
이처럼 패션업계가 중장년층 공략에 나서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비대면 쇼핑 빈도가 높아지면서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새로운 큰 손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0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40대 온라인쇼핑 이용률은 2019년 71.6%에서 2020년 86.3%로 약 15%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50대도 44.1%에서 60.2%로 16%포인트 상승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세대별 온라인 소비 행태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도 2020년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온라인 카드 결제규모는 2019년 대비 약 49% 늘었다. 특히 쿠팡, G마켓 등 이커머스에서 40대 이상의 결제 증가율이 30대 이하보다 1.8배 이상 높았다.
업계에서는 4050 중장년층의 패션 시장에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4050세대는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연령대인 만큼 소비력이 큰데다 충성도도 높다. 여기에 MZ세대가 10년 후, 20년 후 유입될 수 있는 만큼 성장 잠재력이 충분히 높다고 판단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4050세대는 구매력뿐만 아니라 충성도도 높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인 연령층”이라며 “틈새시장이 아닌 패션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만큼 고객 확보를 위한 업계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