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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이 중국 전통 의상?'…"그 입 다물라" 문화사절단 나선 연예인들 [류지윤의 배드토크]


입력 2022.02.13 07:34 수정 2022.02.13 04:32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슈가·효연·청하·이종혁·박명수 등 "한복 우리 것"

효연, 중국 네티즌 악플 테러에 댓글창 폐쇄

중국이 우리나라 문화 약탈을 시도하자 연예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방탄소년단 슈가, 소녀시대 효연, 청하 아이돌 그룹 멤버뿐 아니라 이종혁, 박명수 등이 자신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한복공정(역사·문화를 왜곡하는 중국 동북공정에 빗댄 표현)에 대응 중이다.


중국의 한국 문화 도용은 꾸준히 시도돼 왔다. 2002년 중국이 동북공정을 공식화한 뒤 고구려와 발해가 중국의 역사라고 주장해 한국 한계가 반발했고, 중국의 네티즌들은 한복이 중국의 한푸에서 유례 됐다고 근거 없이 주장하기 시작했다. 또 2020년 중국이 절임채소 파오차이 제조법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등록해 김치의 뿌리가 중국이라고 주장해 한국 문화의 뿌리 흔들기를 위한 시도를 했다. 이같이 중국의 문화적 약탈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감이 날로 커진 상태에서 중국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불을 지폈다.


지난 4일 중국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을 중국 소수민족 중 한 명으로 등장시켜 한복을 중국의 문화로 둔갑시키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한국인들은 즉각 반발했다. 그리고 여기에 연예인들도 눈치보지 않고 중국의 행동을 비판하는 언행에 가세했다.


방탄소년단의 슈가는 8일 자신의 SNS에 곤룡포를 입은 사진을 게재했다. 이 곤룡포는 슈가가 2020년 발표한 두 번째 믹스테이프의 곡 '대취타'의 뮤직비디오 속 의상이다. 이번 게시물을 올리면서 특별히 글을 게재하지 않았지만 2년 전 발표했던 노래의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사진을 현재의 논란 중 올린 의도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소녀시대 효연 역시 7일 SNS에 시스루 소재의 검은색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추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효연은 "우리나라 한복 아름답네"라는 글을 덧붙이며 중국의 한복 공정에 정확하게 자신을 생각을 피력한 셈이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들은 악플과 구토 이모티콘으로 효연의 댓글 창을 테러했다. 하지만 효연은 인스타그램 댓글 창을 닫았을 뿐, 사진을 삭제하지 않았다.


청하는 네이버 브이 라이브 도중 다음 새 앨범 콘셉트에 대해 "한복을 입고 진행했다. 우리나라 문화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라고 발언했고, 이종혁도 곤룡포 입은 사진 올린 후 "우리 것은 그냥 원래 우리 것. 그 입 다물라"라고 글을 썼다.


박명수는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KBS 쿨 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한복이 중국의 의상으로 소개된 것에 대해 "이걸 백날 얘기해 봐야 우리가 말하는 것이 맞다. 고구려의 기상이 떠오른다. 옛날엔 얼마나 많은 영토를 넓혔나. 아쉽다"라고 토로했다. 또 “이런 얘기 하는 것도 피곤하고 짜증 난다. 예전 걸 가지고 그냥 우길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가 한류로 굉장히 뜨고 있지 않나"라면서 "거기에 한복 등을 심어서 '한국 거구나'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직설적으로 중국을 비판했다.


국내 아이돌을 비롯해 연예인들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언행에 신중을 기해왔다. 2012년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얻은 카라는 미니앨범 5집 쇼케이스 겸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활동 중 독도 관련 질문을 받으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직접적인 답변은 회피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해, 독도 영유권을 가지고 한일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카라는 자신들의 발언으로 누군가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함이었지만, 당시 국내 팬들은 카라의 침묵에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


연예인들은 국내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글로벌 팬덤을 고려해 갈등이 일어날만한 발언은 하지 않는 것을 우선시로 해왔지만 현재는 자신의 영향력을 옳은 일에 활용할 수 있다면 망설이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현재 우리나라 콘텐츠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과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넷플릭스에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가 공개가 되면 전 세계 시청률 1위에 오르고, 방탄소년단이 신곡을 내면 전 세계가 축제처럼 즐긴다. 이처럼 노래, 드라마, 영화 등 현재의 대중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며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것을 두고 우리는 이들을 '문화사절단'이라고 부르고 있다.


여기에 슈가, 효연 등은 이를 통해 얻은 영향력을 우리나라 고유문화를 지키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러한 행동이야말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진정한 '문화사절단'이 아닐까.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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