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외국은행 물린 자금 146조...회수 방안 고민

일반 글로벌 기업도 막대한 투자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한 시위 참가자가 러시아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할 것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AFP=연합뉴스

러시아 경제가 서방 제재로 인해 국제적으로 고립돼가는 가운데 러시아에 막대한 자산을 투자한 글로벌 기업·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의 집계 결과 외국 은행들의 러시아 시장에 대한 금융 익스포저(잠재 위험에 노출된 대출·투자액)는 작년 9월 말 기준 1200억 달러(약 145조8000억원)에 달했다고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은행들의 러시아 익스포저가 각각 250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 은행들의 익스포저가 147억 달러로 나타났다. 미국의 뮤추얼펀드·상장지수펀드(ETF)들도 1월 말 현재 710억달러(약 85조4600억원) 이상의 러시아 주식·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금융정보회사 모닝스타는 추산했다.

이와 관련해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러시아 채권은 약 790억 달러(약 96조원)에 이른다.

일반 기업 중에서도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 지분 19.75%를 보유한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경우 익스포저가 250억달러(약 30조3900억원) 규모다. 또 엑손모빌(40억달러), 셸(30억달러) 등 다른 글로벌 석유기업들도 러시아에 투자한 수조원 단위 투자를 회수해야 한다.

그러나 서방이 제재에 착수한 이후 러시아 당국이 외국인의 러시아 내 자산 회수 제한, 1만 달러(약 1200만원) 초과 외화 국외 반출 금지, 러시아 증권시장 거래 중단 등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쏟아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