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돌아오며 최고 대우,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다승왕 후보
외국인 선수 전유물인 다승왕, 12년 만에 다시 탈환할지 관심
3년 만에 KBO리그 무대로 돌아온 김광현(SSG 랜더스)이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6일 인천 오라카이송도파크호텔에서의 입단식을 앞두고 김광현의 연봉은 무려 81억원으로 밝혀졌다. 역대 KBO리그 1위인 팀 동료 추신수가 받는 올해 연봉 27억원의 3배에 달한다. 메이저리그서 경험을 쌓고 다시 돌아온 김광현에 대한 예우차원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성적에 대한 기대도 크다는 방증이다.
SK 시절 마운드를 이끌며 네 차례 우승을 견인했던 김광현도 최고 대우에 걸맞은 활약을 다짐했다. ‘디펜딩 챔피언’ KT를 잡고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SG의 우승과 연봉 81억원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려면 못해도 최소 15승 이상,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인 2019시즌 거뒀던 개인 최다인 17승까지는 거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는 김광현이 2022시즌 강력한 다승왕 후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김광현이 올 시즌 빼어난 활약을 펼쳐 외국인 선수들이 점유하고 있는 다승왕 타이틀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O리그서 선발투수 자리는 외국인 투수들의 전유물이 된 지 오래다. 다승의 경우 2018시즌부터 4년 연속 외국인 선수들이 타이틀을 차지했다. 토종 선수가 마지막으로 다승왕에 오른 것은 2017시즌이다. 당시 KIA 양현종이 팀 동료 헥터 노에시와 함께 20승으로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다.
토종 선발 투수가 다승 단독 1위에 오른 것은 2012시즌 장원삼(당시 삼성) 이후로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김광현은 2010년 17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오른 이후 12년 만에 다시 한 번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선다.
올 시즌 다승왕 경쟁도 쟁쟁한 외국인 선수들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공동 다승왕에 오른 에릭 요키시(키움)와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이 강력한 후보다. 또한 지난 시즌 KBO리그 최다 탈삼진 기록을 깨고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아리엘 미란다와 NC의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도 도전장을 내민다.
토종 선발 투수로는 각각 미국서 돌아온 김광현과 양현종이 외국인 투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김광현은 미국에 진출하기 직전인 2019시즌에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무려 190.1이닝을 소화하며 에이스로서 ‘이닝이터’ 역할도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후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 10승 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노사 파업으로 인한 직장폐쇄만 아니었다면 올 시즌도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해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무난하게 꿰찼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다시 KBO리그로 돌아왔다. 나이가 들어 예전만큼 쌩쌩한 구위를 기대하긴 어려우나 메이저리그 경험을 앞세운 원숙한 기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근 이력만 놓고 봤을 때 KBO리그에 김광현보다 네임밸류가 뛰어난 선수는 없다. KBO리그에서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몸값이 이를 증명한다. 이제는 실력으로 보여줄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