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기근' 서울과 달리 잇단 출마선언
염태영·조정식·안민석 공식화...김동연 저울질
'이재명 상징성'에 너도나도 "李心" 마케팅
사실상 지선 결승? '본선 경쟁력' 관건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를 놓고 도전자들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며 경쟁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출마 후보자가 마땅치 않아 송영길 전 대표 차출설까지 나오는 서울시장 선거와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하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일찌감치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했고, 28일에는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민석 의원은 오는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전장을 낼 예정이다. 이미 이들은 공식 출마선언 전부터 복수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도지사 출마 의사를 내비치며 여론의 반응을 살펴왔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도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김 대표는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와 실천이 있다면 다 열려 있다"며 민주당과의 연대 및 경선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이재명·김동연 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정치개혁 투쟁 기구를 공동으로 구성하자"며 새로운물결과의 합당을 공식 제안, 김 대표의 경선 참여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대선에서 경기도는 이재명 후보(50.94%)가 윤석열 당선인(45.62%)을 5%p 이상 앞섰을 정도로 민주당의 우위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서울이 지난해 재보선을 기점으로 국민의힘 우세 지역으로 돌아서고 대선을 거치며 인천이 경합 지역이 된 것과 달리, 경기도는 민주당 우세가 아직 유지되고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직전 도지사를 역임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 각 후보자들이 '이재명 마케팅'을 벌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민주당 입장에선 반드시 지켜야 할 본진이자 지선의 전체 승패를 결정할 '결승전'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염 전 시장은 "일 잘하는 민주당 도지사, 이재명의 길을 이어가겠다"고 했고, 조 의원은 이 고문의 '찐 동지'임을 강조하며 "민주당과 이재명 지키기가 걸린 경기도지사 사수를 꼭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도 복수의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의 오랜 친구"를 자처하며 "경기도를 지켜야 이재명·문재인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이뤄낸 이 고문과의 연대를 고리로 친밀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김 대표는 "어제(27일) 이 고문과 통화를 하면서 가치를 (정치개혁) 가치를 함께 추진하는 데 뜻을 같이 했다"며 '이재명 후광' 효과를 노렸다.
서로 간의 견제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안 의원이 조 의원과 김 대표에 대해 "착한 선비형 리더십을 가졌다"며 "이 시기에 (민심은) 순한 토끼보다는 강한 호랑이를 찾는 것 같다"고 하자, 조 의원은 "반듯하고 선비 같은 부분도 있지만 과감하게 결단해왔다"고 응수했다. 김 대표는 "유약한 관료가 3~4개월 만에 당을 만들고 대선에 나설 수 있겠느냐"고 받아쳤다.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지역인 만큼,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이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기도가 지역구인 한 의원은 "언론이 경기도를 지선의 결승처럼 몰아가는 측면이 있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도 사실"이라며 "패배할 경우 이 고문이 입을 정치적 타격이 만만치 않고, 광역의원과 기초단체장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결국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당심이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