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경영 속 매각 추진 예정
대주주 JC파트너스 행보 제동
MG손해보험이 금융당국의 경영개선명령을 이행하지 못해 결국 10년 만에 또 다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MG손보는 앞으로 금융당국이 경영을 맡아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까지 악영향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로 인해 JC파트너스가 추진해 온 KDB생명 인수에도 불똥이 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MG손보에 대한 자산·부채 실사를 마치고 그 결과를 금융위에 전달한 상태였다.
금융위는 지난 1월 말 MG손보에 경영개선명령을 내리면서, 올해 2월 말까지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 확충을 결의하고 지난 달 25일까지 해당 계획을 완료하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MG손보는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 대신 지난달 말까지 유상증자로 360억원을 마련하고, 오는 6월까지 900억원을 더 채우겠다는 경영개선계획을 다시 제출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결국 MG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RBC) 비율은 88.3%로 보험업법 기준인 100%에 미치지 못했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 때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숫자로, 보험사의 자산 건전성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다. 이 수치가 100%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모든 가입자가 한꺼번에 보험금을 달라고 요청했을 때 이를 제대로 지급할 수 없다는 의미다.
MG손보는 이미 10년 전에도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2012년 전신인 그린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다. 이후 새마을금고를 새 주인으로 맞아 MG손보로 간판을 바꿔 달고 재기를 노렸지만 다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고, 새 주인인 JC파트너스 마저도 이를 해소하지 못했다.
MG손보는 부실금융기관 지정에 따라 금감원 등이 경영 관리인으로 들어온 후 제3자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MG손보는 정리되고, 기존 계약은 다른 손보사로 이전이 추진될 수 있다.
MG손보의 부실금융기관 지정은 KDB생명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 대주주에 오르기 위한 금융당국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MG손보 부실이 현실화하면서 그 여파가 JC파트너스를 통해 KDB생명에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든 MG손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KDB생명의 매각 여부를 둘러싼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빠르게 매듭지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