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과학기지, 북극 해빙 등 기후변화 연구
북극 전담 제2쇄빙선 건립 착수, 한단계 도약
북극 해빙 변화 관측과 예측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인 북극 다산과학기지가 올해로 20주년을 맞는다.
북극 다산과학기지는 2002년 4월 29일 노르웨이령 스발바드 군도(Svalbard Islands), 스피츠베르겐 섬(Spitsbergen Island)에 위치한 니알슨(Ny-Alesund) 과학기지촌에 건립됐다.
국내 최초의 북극 과학기지이자 세계 12번째의 북극 과학기지다. 북극해의 빙하로 인해 북극의 상주는 어려운 탓에 매년 하계기간(매년 6월~9월)에 약 60여명의 국내외 연구자들이 연구활동을 위해 다산과학기지로 이동하고 있다.
연구원들은 다산과학기지에서 북극해 해빙의 변화를 분석해 기후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또한 해양과 육상의 생태계를 모니터링하며, 미생물 등 유용한 생물자원을 연구하기도 한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북극해의 바다 얼음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북극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집중호우와 이상 한파 등 이상기후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북극의 환경변화가 초래하는 기후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북극권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각국에서의 대응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 같은 북극의 생태연구에는 과학연구에 대한 투자가 관건인데 실질적인 탐사와 연구를 진행할 연구선이 필수다. 우리나라도 1999년 최초의 북극 탐사를 시작한 이후 2009년에는 한국 최초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건조되면서 극지 탐사의 대전환을 맞았다.
아라온호는 길이 110m, 무게 7500t로 1m 두께의 바다 얼음을 깨고 극지를 항행할 수 있는 쇄빙 성능을 지녀 한국 극지 연구가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하지만 아라온호가 북극의 얼음을 깨기에는 역부족이고 남극과 북극을 오가는 이동거리도 만만치 않아 그간 제2 쇄빙선 건립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았지만 번번이 예비타당성조사의 벽을 넘지 못하다가 지난해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예타 심의를 넘었다.
이른바 북극 연구를 전담할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립이 본격화된 것이다. 총 2774억원을 투입, 설계가 시작돼 2027년부터는 본격 취항될 계획이다.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1.5m 두께의 얼음을 3노트(5.6km/h)의 속도로 쇄빙할 수 있어 1m 두께까지만 얼음을 깰 수 있는 아라온호보다 능력이 개선되고 선박 규모도 2배 이상 커져 승선인원과 연구장비 등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예정이다.
그간 아라온호로 접근하지 못했던 북극해 공해 등에서 기후·해양·바이오·자원·지질·대기·우주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돼 의미 있는 북극 연구 성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북극연구 이어 자원탐사, 북극항로 개척까지…각국, 선제적 연구개발 경쟁
북극은 연구 가치뿐 아니라 다양한 수산자원과 천연가스를 비롯한 지하자원, 생명자원을 보유한 자원의 보고로도 각광받고 있다.
때문에 여러 국가들이 앞다퉈 선제적인 개발을 위해 투자와 함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해빙으로 인해 북극항로가 완전히 열리면 북극해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항로로의 역할로 산업적으로도 큰 효율을 얻을 수 있어 관련 개발에도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북극해를 지나는 북극항로는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현재 항로보다 거리가 짧아 항해일수와 물류비를 크게 단축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 부산에서 북유럽까지 물류운항은 운항시간을 최대 절반까지 단축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영유권을 가진 북극 주변국가들과의 교류와 협력의 중요성도 커져, 정부도 일찌감치 2013년 북극이사회의 정식 옵서버로 가입하고 공동 연구와 국제협력 등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물류망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이로 인한 물류 적체와 물가인상, 경제성장률 하락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보니 북극항로에 대한 주목도도 더 커진 상태다.
지난해 초 수에즈운하의 물류정체 사고로 북극해 항로의 매력은 더 높아졌다. 겨울엔 쇄빙선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북극해 항로를 통할 경우 해상물류 운송 기간이 대폭 짧아지기 때문에 현재 해빙기인 7~10월에 집중된 북극해 항로 운항의 가능성이 점차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2020년부터 라페루즈 해협과 베링 해협을 지나 북극해 중 러시아 인근을 지나는 항로 등 일부 북극해 항로는 화물 운송에 성공하면서 운송 규모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국내 물류 또한 북극해항로와 러시아의 내륙 수로를 연계한 운송로를 활용하고 있지만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와해되는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힘든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