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독이 든 성배’…역대 기재부 장관 퇴임 후 행보 살펴보니


입력 2022.05.06 14:53 수정 2022.05.06 14:54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경제 수장 경력 바탕 다양한 행보

구속부터 대선 출마까지 ‘극과 극’

퇴임 앞둔 홍남기 “정치 안할 것”

역대 기획재정부 장관. ⓒ기획재정부
경제부총리를 겸한 역대 기획재정부 장관. ⓒ기획재정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9일에 약 3년 5개월, 정확히 1246일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윤증현 전 장관의 842일 기록을 제치고 역대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최장수 기록이다.


홍 부총리가 퇴임하면 역대 기재부 장관은 모두 8명이 된다. 2008년 2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재임한 초대 강만수 장관을 시작으로 윤증현(2009.2~2011.6), 박재완(2011.6~2013.3)까지 기재부 장관을 역임했다.


제4대 장관부터는 경제부총리를 겸했다. 초대 현오석 부총리(2013.3~2014.7)부터 최경환(2014.7~2016.1), 유일호(2016.1~2017.6), 김동연(2017.6~2018.12)이 부총리 바통을 이어왔다.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명실공히 우리나라 경제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최고 자리다. 직책상으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아래지만 실제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서열 1위 장관이다. 이 때문에 퇴임 후 행보가 국민 관심 대상이 되곤 한다.


홍 부총리는 지난 4일 기재부 출입 기자단 간담회 자리에서 임기 동안 소회를 밝히며 “현재로선 계획 중인 행보는 없다”면서도 “정치영역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그는 “재충전 기회를 갖고자 한다”며 “37년간 경제부처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경제 분야에서 한국경제를 위해 이바지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재충전’을 선언한 홍 부총리와 달리 역대 장관들의 퇴임 후 행보는 굴곡이 많다. 경제부처를 이끈 경험으로 기업에 몸담은 예도 있고,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기도 한다. 정치판으로 무대를 옮긴 사람도 있다. 일부는 재직 당시 뇌물수수 등으로 옥살이하며 명예를 실추하기도 했다.


강만수 초대 기재부 장관이 옥살이를 한 대표 사례다. 2009년 퇴임 후 2011년 산업은행금융지주 회장(산업은행장)에 임명된 그는 재직 당시 대우조선해양 비리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돼 구속됐다. 재판 결과 최종 징역 5년과 벌금 5000만원, 추징금 8840만원을 선고받아 복역하다 지난해 8월 가석방됐다.


최경환 전 부총리도 형을 살았다. 2014년 7월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임명된 그는 2015년 4월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가 사임하면서 국무총리 권한대행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최 전 부총리는 재임 당시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에 연루돼 2018년 6월 29일 뇌물죄로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 항소심과 대법원판결 끝에 원심이 확정돼 형을 살다 지난 3월 가석방됐다.


2010년 8월 정운찬 국무총리가 사임으로 9월까지 약 2개월 동안 국무총리 권한대행을 역임한 윤증현 전 장관은 현재 윤(尹)경제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퇴임 직후 바른사회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언론 등을 통해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과 조언을 하고 있다.


박재완 전 장관은 퇴임 후 주로 학교와 기업에 몸담았다. 현재까지 성균관대 명예교수로 활동 중이며 2020년 2월에는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삼성전자에서 외부 인물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것은 박 전 장관이 처음이다. 박 전 장관은 최근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 및 이사회 의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박 전 장관도 수사를 받은 이력이 있다. 다만 기재부 장관 시절이 아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시절 국정원 불법 자금 수수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했다.


4대 기재부 장관이자 초대 경제부총리, 박근혜 정부 첫 경제 사령탑이었던 현오석 전 부총리는 퇴임 이후 특별한 근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 (주)GS 그룹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그룹 내 환경경영정책 전문성 강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근혜 정부에서 1년 5개월 재임한 국회의원 출신 유일호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퇴임했다. 2018년 서울 송파을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다는 설이 있었으나 결국 모교인 서울대 초빙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에도 선거에는 직접 출마하지 않았다. 선거 때 간접 지원하는 역할만 맡았다. 2021년 재·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됐다가 3일 만에 당내 이견 등을 이유로 취소된 바 있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최근 가장 뜨거운 인물이다. 2018년 12월 퇴임 이후 도드라진 행보를 보이지 않다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며 이름값을 높였다. 2021년 새로운물결이란 정당을 창당해 출마했다. 결국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선거를 완주하지 못했다. 이후 민주당과 합당, 오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상태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