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역량 확대 목표로 조직개편 지속
펀드 수탁업 진출…해외 시장 공략
고객 니즈 효율적 대응 전략도 강화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3번째 임기를 맞아 핵심사업 역량 강화로 퀀텀 점프(Quantum Jump·대도약)를 노린다. 지난 2018년 3월 대표이사 취임 이후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어려운 사업 환경을 극복하고 지속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영채 사장은 올들어 투자은행(IB) 부문 역량 강화, 펀드수탁 사업 진출, 해외 현지 시장 영향력 확대 등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펼치고 있다.
정 사장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자신의 주 전공인 IB부문의 역량 강화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실적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앞다퉈 IB 부문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중소기업 대상 인수합병(M&A)·기업공개(IPO)와 관련한 사내 공조 영업을 전담하는 SME(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부를 신설했다.
이는 지난해 M&A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강화를 위해 관련 사업부 내 어드바이저리 본부 및 부동산금융 4부 신설에 이은 IB 사업 확대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IB 사업 강화를 통해 글로벌 IB로서의 역량을 갖춰나가면서 회사의 사업 다각화도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선도 사업자로서 수탁업을 새로운 비즈니스로 삼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이 독점해 온 펀드 수탁 시장에 증권사 최초로 도전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사업 추진을 위해 구성한 수탁업 추진 태스크포스팀(TFT)은 올해부터 PBS본부 산하 수탁부로 정식 부서가 된 상태로 오는 10월경 국내 펀드를 대상으로 한 원화 자산 수탁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서비스 제공을 위해 약 100억원을 투자해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서 경험을 축적한 뒤 내년 3월부터는 해외 펀드까지 수탁 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탄소금융 TFT를 신설해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탄소 금융사업 본격화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이미 칼을 빼든 상태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현지 법인 ‘NHIS(NH Investment and Securities) Europe’을 출범시킨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베트남 자회사 NHSV(NH Securities Vietnam)를 통해 하노이지점을 개점하고 현지 영업 강화에 나섰다.
그의 이러한 일련의 행보는 올해 사업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 사장은 취임 첫 해인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1조3167억원으로 창사이래 첫 1조 클럽 가입이라는 성과를 일구기도 했다. 취임 전인 2017년 회사의 영업이익이 4592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재임 4년간 약 3배를 늘린 것이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업계를 선도하는 국내 대표 금융투자회사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강도 높은 긴축 시행으로 올 한해 금융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성과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간의 증권업 호황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위기 극복과 성장 지속 여부에 따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능력이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올해 사업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핵심 사업 역량 확대와 함께 고객 중심 전략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조직개편에서 세무 전담 조직인 택스(Tax)센터와 모바일 개발 전담 조직인 모바일개발부를 신설한 것도 고객 니즈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의 조치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24일 개최된 ‘2022 임원 워크샵’에 참석한 임원들에게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고객 중심으로 사고해야 한다”며 “우리가 갖춰 나가야 할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