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美 천연가스-歐 디젤 재고 수준 관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로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고가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공급 리스크가 일차적인 가격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면 재고 문제는 그 강세의 기울기를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가격 하락의 시그널(신호)은 공급 증가나 수요 감소 등 어떤 요인이든 재고 증가가 그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전쟁 종결이라는 상황 전개만큼 확실한 가격 하락 시그널은 없겠으나 지금 상황에서 그 시점을 점칠 수는 없으니 최악의 상황을 감안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보고서는 올 3분기까지 미국 천연가스와 유럽의 디젤 등 두 상품의 재고 수준과 추이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량의 75% 정도가 유럽으로 향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자국의 재고를 충분히 쌓으며 유럽의 재고를 겨울이 오기 전까지 안정적인 수준으로 확보해줄 수 있느냐가 하반기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만일 미국의 천연가스 재고가 충분치 않다면 겨울철 북반구 전반의 가스 가격 앙등이 발생할 것이고 이것은 내년 봄 요소 비료 생산량 및 가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어 곡물 가격의 추가 강세 요인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5월말 기준 미국 천연가스 재고는 직전 저점 수준인 지난 2019년도 보다 낮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속된 LNG 수출 증가때문으로 오는 9~10월 재고
수준이 지난 2019년보다 낮게 유지된다면 겨울철 가격 앙등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보고서의 전망이다.
미국의 가스 가격은 여름철 비수기 진입 전임에도 이미 전년대비(YoY) 3배 올라 MMBTU(Million metric British thermal unit·100만 영국 열량 단위)당 9달러를 넘어섰다. 또 유럽 주요 17개국의 디젤 재고는 지난 3월 기준 역사적 저점에 근접했다.
박영훈 연구원은 “문제는 이전 고점인 지난 2016년 8월에서 2018년 11월 저점까지 소요 기간이 27개월인데 반해 2020년 8월 고점에서 최근 저점까지는 불과 19개월만에 도달했다는 점”이라며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에 디젤 소비가 증가하고 러시아로부터의 디젤 유입이 축소된 상황이다 보니 이 상황을 반전시킬 변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디젤 재고 문제는 원자재(Commodity) 자체의 강세와는 별개로 물류비용 증가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