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SK그룹 확대경영회의 주재…3高 위기 대응 및 247조 투자계획 구체화
19일 프랑스 파리로 출국해 부산엑스포 유치 첫 외교전
SK그룹 회장, 대한상의 회장에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까지 맡으며 ‘모자 3개’의 고충을 토로한 최태원 회장이 ‘여름 강행군’에 나선다. ‘집안 단속’을 위해 SK그룹 경영진들과 머리를 맞댄 뒤 나랏일을 하러 해외로 떠난다.
최태원 회장은 17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SK그룹 확대경영회의를 주재한다. 매년 상반기 경영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최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장동현 SK(주) 부회장을 포함, 각 계열사 경영진 30여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올해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으로 전 산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어 확대경영회의의 무게감도 여느 해와 다르다. 최근 SK그룹이 ‘BBC(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5년간 24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터라 계열사별 구체적 실행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최 회장은 SK그룹 회장으로서 확대경영회의를 마무리한 뒤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으로 모자를 바꿔 쓰고 해외로 떠난다.
19일 출국하는 최 회장은 프랑스 파리를 찾아 21~22일 열리는 제170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민간위원장으로서의 첫 공식 외교전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31일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출범식에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부산엑스포 유치는 꼭 필요하다.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기업이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정부와 하나된 팀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다짐하는 등 엑스포 유치에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BIE 총회에서 우리나라의 2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지원하는 한편, 총회를 전후해 BIE 사무총장과 각국 대사를 만나 교섭활동에 나선다. 주불동포가 참여하는 ‘부산엑스포 결의대회’에도 참석한다.
특히 아직 지지국가를 정하지 않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공략하는 데 있어 최 회장이 가진 기업인으로서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달 13~15일에는 최태원 회장의 머리에 ‘대한상의 회장’ 모자가 얹힌다. 최 회장은 3년 만에 열리는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국내외 저명인사들과 교류할 예정이다.
제주포럼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산업 정책 컨트롤 타워인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비롯,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정책강연과, 애덤 투즈 컬럼비아대 교수, 신용석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교수 등 해외 석학들의 기조강연이 예정돼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창업 1세대가 물러나면서 한동안 소원해졌던 재계 총수들간 교류가 최태원 회장을 구심점으로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신기업가정신 선언이나 사회적 가치, ESG경영에 기업들이 동참하고, 어려운 대외 경영환경에 우리 기업들이 공동 대응하며, 부산엑스포 유치와 같은 국가적 중대사에 힘을 모으는 일에 최 회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