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휴식 취하고 이후 일 철저히 하자”
과제 산적…정국 구상 고심 상당할 듯
지지율 반등 모색…’인적 쇄신’ 거론돼
경제 위기 극복 어젠다·여당 내홍 해결 방안도 시급
윤석열 대통령이 1일부터 5일까지 취임 후 첫 휴가를 떠난다. 구체적인 계획은 경호상 알려지지 않았지만, 활발한 대외활동보다는 휴식을 취하며 향후 정국 구상에 집중할 전망이다. 눈 앞에 놓인 해결과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휴가를 계기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의 휴가 계획과 관련 "휴식이 제일 중요하고, 나머지 안들이 있지만 최종 확정된 것은없다"며 "(윤 대통령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해 이후 일을 제대로 철저하게 하자는 말을 늘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20%대까지 추락한 지지율 반전을 도모할 방안에 대해 고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30%가 휴가를 떠나기 직전 무너지며 대통령실 안팎의 우려도 한층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대통령실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고민할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참모진의 존재감 부족과 전략 부재가 꼽혔던 만큼,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윤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인사 개편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지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할수록 대통령실의 신속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데 취임 후 지금까지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부분들을 향후 반복하지 않고, 변화된 모습을 보이려면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을 통한 정무적 기능 보강이 절실하다"고 바라봤다.
대통령실 전면 쇄신에 대한 목소리는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대통령과 함께 국정운영을 담당하는 여당, 내각, 대통령실 세 축은 무능함의 극치"라며 "당장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새로운 인적 구축과 각오로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킬 획기적인 어젠다 제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다녀온 후 임기 최대 업적으로 평가받는 '금융실명제'를 발표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 또한 휴가를 마치고 IMF 극복을 위한 '제2의 건국' 비전을 제시해 국민적 지지를 모았던 전례가 있다.
마침 윤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의 사적 문자 공개로 논란이 된 지난 27일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끊고 있어, 휴가에서 돌아오는 그의 입에 많은 국민적 관심이 쏠릴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 자리에서 향후 국정 운영에 대한 진취적 비전을 선보인다면 효과가 배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대내외적 원인으로 인해 경제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고되는 상황에서, 위기 극복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다른 여권 관계자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면서도 국민에 각인되기 쉬운 어젠다 제시가 효과적인 '반전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방면으로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 언급했다.
이에 더해 혼란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 지도체제의 원활한 정리도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향후 국정 운영에 필요한 원활한 당정관계 확립을 위해서라도 여당의 빠른 안정화가 절실한 탓이다. 어떤 형식으로든 당 지도부와 접촉해 해법을 고민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각종 난제가 수두룩한 상황이라 윤 대통령 본인도, 대통령실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더 큰 도약을 위해 한 타임 쉬어가는 시기라 생각하고 난국을 타개할 방안 모색에 집중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