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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지원법 이어 '수출 통제' 고삐...美통제 강화에 기업도 긴장


입력 2022.08.01 12:36 수정 2022.08.01 12:36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中 7nm 공정 개발 시작되자 '14nm' 한계 설정해 제동

美 통제 범위 확대시 중국 공장 보유한 삼성·SK에 영향 가능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뉴시스


반도체 지원법 통과 이후 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 차단을 위한 수출 통제 카드까지 빼들었다. 이른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초강수다. 칩4 동맹 가입 여부에 반도체 지원법, 중국으로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까지 이어지자 국내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상무부는 자국 내 모든 반도체 제조 장비업체들을 상대로 반도체 제조장비 중국 수출 제한 기준을 기존 10nm에서 14nm로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14㎚ 이하 공정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1nm(10억분의 1m)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한다. 해당 선폭이 줄어들수록 정보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소위 성능이 좋아지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3nm 이하 초미세 공정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중국 반도체 기업 SMIC(中芯國際·중신궈지)가 10nm 이하 장비를 도입하지 못하게 막은 바 있다. 그러다가 지난해 SMIC가 14nm급 공정 제품 양산에 성공하고 7nm급 반도체를 시험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번에 수출통제 기준을 14nm로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미국의 조치로 중국 내 반도체 기업 상당수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이미 지난주 통과한 미국 반도체 지원법으로 인해 세제 지원 등 수혜를 받게 되면서도 향후 중국에 새 공장을 짓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난관에 봉착한 상태다.


특히나 국내 반도체 업계는 우리 정부가 미국이 제시한 칩4(반도체 동맹)에 가입할 것인지 여부에도 숨 죽이고 상황을 관측 중이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가장 큰 시장이 중국이기에 칩4에 가입하는 순간 큰 시장 변화를 겪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을 토대로 삼아 칩4 반도체 동맹 가입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가장 '수출 통제'라는 카드까지 나오자 국내 업계는 향후 더 큰 부담을 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생기는 분위기다. 미국의 중국 수출 제한 범위가 점점 커질수록 중국 내 국내 기업 공장들의 반도체 공정을 위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 정부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앞서 29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추진하는 한국, 대만, 일본 등 '칩4' 동맹에 대한 한국의 참여에 대해 "한국은 반도체 분야 역할과 관련해 스스로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칩4 동참 문제에 대해 한국의 자발적인 참여 필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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